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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완 목사는 인터넷이 도입될 당시 KT로부터 ‘인터넷을 잘 사용하는 사람’(최우수상)에 선정됐던 출중한 이력으로 ‘당당뉴스’를 기독교 굴지의 인터넷매체로 올려놓고 있다. |
“인터넷이 쓰레기의 바다라고 하지만,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중요한 영역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교회를 자정하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당당뉴스’는 교단소식을 전하되, 기독교 전체도 조망하고, 사회의 비판도 여과없이 담아냈다. 무일푼으로 출발한 까닭에 청탁을 없애고 자발적 기사에 의존했다. 누구든지 당당뉴스에 글을 올리거나 메일로 기사를 보내주면 실어주는 것이다. 이른바 ‘나도기자(게릴라 기자)’들이다. 당당뉴스가 교단에 쓴소리를 내보내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일반 독자도 꾸준히 늘어나 재접속자를 합치면 하루 이용자가 4000명을 넘는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이 목사는 교회의 분쟁과 비리 등 교단을 꼬집는 기사를 숨김없이 올렸다. 교단을 아프게 파헤치는 만큼 교단도 고치려 노력할 것이고, 세상도 이를 곱게 봐주리라 믿은 것이다. 교단의 미래가 담긴 중요한 사업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감리교 입법총회의 경우 독수리타법이지만, 혼자 PC 들고 전체 일정을 문자로 중계했다. 끼니를 거를 때도 있고,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외국에서도 1000명이 넘게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용기백배했다. 이를 지켜본 교단 측에서 이 목사에게 약간의 거마비를 건넸지만, 이 목사가 한사코 거절하자 그의 진정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당당뉴스에는 이 목사와 ‘나도기자’들이 발굴해내는 감동적인 기사도 많이 올라온다. 이 목사가 가장 좋아하는 뉴스는 작은 교회와 소외지역을 돌보는 목회자들 소식이다.
“작은 교회를 많이 소개하는 편이에요. 그곳에는 사랑과 진리, 평화 등 교회 원형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는 집을 떠나면 한 달 넘도록 전국을 돌며 작은 교회를 찾아다닌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 때도 구형 동영상 카메라까지 들고 교인이 10명도 안 되는 양평 성실교회를 찾아가 시골마을에 울려 퍼진 훈훈한 새벽송을 독자에게 전했다. 최대 기름 유출 피해를 입은 태안 앞바다도 놓치지 않고 달려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상을 담아냈다. 그가 지금까지 발로 뛰며 취재해 인터넷에 올린 기사는 530여건. 쉴 새 없이 뛰다가 교계 매체는 물론 일반 매체보다 앞서 기사를 올릴 때는 스스로 대견스럽다. 간혹 명예훼손 문제로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하지만, 그는 진실 하나로 의연하게 대처해 나왔다.
“취재비나 원고료가 없어도 자기 일처럼 글을 보내주는 30∼40명의 고정 필진과 ‘나도기자’가 있어 몸이 지쳐도 다시 힘을 냅니다.”
필진 가운데는 이현주 목사 등 주옥 같은 칼럼을 쓰는 목회자도 많고, 불교사회단체 대표인 박광서 서강대 교수 등 이웃종교인도 있다. ‘나도기자’ 이승칠씨는 러시아에 있을 때부터 400건이 넘는 알찬 기사를 보내오며 최다 송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기자는 이 목사 자신과 1년 전 후원금으로 채용한 송상현 전도사를 합쳐 단 두 명뿐이다. 감신대 대학원 졸업반인 송 기자는 이 목사의 진정성에 감동해 100만원의 작은 월급으로 학비를 보태며 취재현장에서 악바리처럼 뛰고 있다.
“교인들끼리 읽는 신문은 의미가 없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목소리를 듣고, 세상 또한 교회의 이야기를 읽어주는 창구가 될 때 보람을 느끼지요.”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너무 외부 비판에 안이하다고 우려한다. 과거 1000년 역사를 간직한 불교도 하루아침에 망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앙인이 도덕적·윤리적이지 않으면 좋은 신앙자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교리는 배타성을 가지고 있어도 교회는 독선적이어서는 안 되며, 세상 모두에게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
가난한 살림 속에서도 한국교회의 새벽을 지켜온 이 목사. 그는 내일도 한줄기 빛으로 달려 갈 것이다.
글·사진=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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