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에도 3만여명 몰려 방제작업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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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계속된다 17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충남 태안군 모항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해안가의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
최상환 태안해양경찰서장은 19일 “사건 관계자 30여명에 대한 조사와 현장 검증 결과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예인선단과 유조선 모두 충분한 사고 회피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관계자들을 해양오염방지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 혐의로 형사처벌키로 결정하고 20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형사처벌 대상은 크레인 예인선 및 유조선 선원 5∼6명선이며, 이 중 예인선 2척의 선장 조모(51), 김모(45)씨 등 3∼4명은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예인선단 선장들이 사고가 난 7일 오전 서해상의 거센 풍랑에도 무리하게 선박을 운항하고 대산항만 관제실의 비상호출에 응답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충돌 위험성을 사전에 알고도 신속히 피항하지 않은 유조선 선장과 항해사도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결과는 이르면 20일 발표될 예정이다. 해경은 또 이번 사고로 태안 앞바다에 유출된 원유량은 1만2547㎘(약 1만900t)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추정량 1만500㎘보다 2000㎘가량 많은 것으로,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5035㎘) 때의 2.5배에 달한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정형택 심판관은 “유조선의 원유 선적량(30만2641㎘)과 사고 후 이적량(3697㎘), 하역 전 잔량(28만6396㎘)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검량됐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 선거일인 이날 태안반도에는 자원봉사자 1만3000여명을 포함한 3만여명이 방제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해경 방제대책본부의 항공순찰 결과 이날 보령시 녹도에서 삽시도에 이르는 10마일 해상에 여전히 엷은 기름띠와 타르 덩어리가 발견됐으나 전체 양은 크게 감소했다. 천수만 입구인 원산도와 영목항 해상 기름띠도 집중 방제로 대부분 제거됐으며, 전북 군산시 연도 아래까지 밀려갔던 타르 덩어리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해경은 전북 연도, 개야도, 고군산도 해상의 기름 덩어리들이 남하하지 않도록 어선 1900척을 동원해 집중적인 수거작업을 벌였다.
태안=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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