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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맨하탄 거리와 환상의 브로드웨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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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송년회②

◇첫 눈 내리는 맨하탄 거리
한 친구가 전철표를 사러 갔을때  우리는 잠시 맨하탄의 밤 거리를 서서 구경을 했다.

그런데…. 이게 종로인가! 을지로인가? 아니지 명동거리여? 아니여 시청앞이랑께. 워싱턴 사람들이 웃기느라 갖가지 사투리로 떠들어 댄다. 흐이야! 정말 휘황찬란하다. 네온 싸인과 크리스마스 장식과 기가막히게 낭만이다.

히야! 정말 좋다. 내가 전에 친구따라 비오는 날 볼티모어에서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맨하탄에 온 적이 있다. 비지니스하는 친구가 물건하러 오는데 난 그냥 심심해서 줄렁 줄렁 따라 온적 있다.

그때 비오는 맨하탄에서 친구와 한인 식당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시켜먹고 거리에 나오니 거리의 벽에 붙어 있는 대형 스크린에 한인타운 답게 농악을 하는 풍경이 나오고 마치 한국의 서울 한복판에 온 것처럼 코리안의 정취가 물신 풍기는데 어찌나 부러운지.

뉴욕 사는 사람들은 고향이 그리우면 맨하탄에 오면 되겠구나 하고 은근히 부럽기까지 했었다.

전철표를 사왔다고 다같이 따라 가잰다. 우리는 길잃어 버릴까봐 될 수 있으면 뉴욕 친구 하나를 볼모처럼 붙잡고 따라 다녔다. 전철역으로 내려갔다. 크으… 댐배 냄새가 난다. 전철역 안에서 어느 흑인 소년이 탭댄스를 하고 돈을 번다. 구경 꾼들이 빼곡해서 잘 안보인다.

독자들에게 보여줄까 해서 사진을 좀 찍으려고 까치발을 뛰니 누군가 "노친네! 빨랑와아! 산타 미인(빨간 코트 입은 코트 입은 인솔자 이선경씨를 말함) 놓칠라!" 이크, 여기서 길 잃으면 골치 아프다. 30년만에 만난 친구의 손을 꼬옥 잡고 멋부린다고 높은 구두 신고서 절룩 절룩 따라 갔다.

다리가 아프다. 한정거장 가니 애기 손님들이 올라탄다. 동방예의지국의 조선인답게 습관적으로 애기 앉으라고 일어나려하니 옆에 친구가 '그냥 앉아 있어. 너도 젊은 나이 아니잖아' 하길래 그냥 있었다.

그래 하기야 나두 은발날리는 오십대 후반이지... 아무튼 참 마음이 즐겁다. 날씨는 워싱턴이 상상못할 정도로 춥다. 바람이 차겁고 체감 온도가 많이 내려갔다. 세정거장 가서 내렸다.

탈때도 내릴때도 여행사에서 일하는 멋진 산타 미인 친구가 30명을 모두 초등학생처럼 줄을 세워서 전철표를 긁고 나갈 때 '다음 그 다음'하면서 전철을 태우니 마치 선생님을 따라 소풍 가는 기분도 든다.

◇브로드웨이 공연
 
◇브로드웨이 공연

'라디오시티'라고 하는 뮤지컬 극장에 들어 갔다. 그것도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이건 내 핸드백 소매치기 당할까봐 옆구리에 힘을 주었다. 어리버리 하다가 소매치기 당할 그런 장소다. 극장에 들어 갈때도 한줄로 서서 산타 미인 인솔자가 미리 준비한 표를 한사람 한사람 나누어 주어서 데리고 들어갔다.

이것 저것 나같으면 귀찮아서 안할텐데 아무튼 그 친군 비지니스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런 일들이 몸에 아주 세련되게 배여 있다. 아주 잘한다. 극장에 들어가니 3층까지 있고 몇 천명 들어가는 아주 대형 극장이다.

극장규모는 그렇다 치고 내가 입을 못다물게 감동한 것은 쇼! 그 자체이다. 최첨단 기술로 처리된 작품들은 인간과 컴퓨터 그래픽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그 장엄하고 놀라운 춤솜씨와 수많은 댄서들이 마치 한사람이 춤을 추는듯한 광경을 연출하니 그 연습이 얼마나 철저했으랴. 그저 박수 박수 함성 함성…. 그렇게 아름답고 굉장한 쇼는 본적이 없으며 나중에 한국에서 언니나 형부가 겨울에 오시면 보여드려야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무대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버스며 미국의 상징이자 뉴욕의 자랑인 자유의 여신상의 장엄한 화면이며 여기 저기 뉴욕 시내 정확히 말하면 맨하탄 시내의 관광지가 뒷 화면에 나오고 이런 저런 크리스마스 배경으로 춤을 추는 화려한 광경은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빠져 들게 했다.

말로는 설명할 수없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쇼는 돈만 있으면 즐기고 사는 자본주의의 실체와 행복을 만끽하는 기분이다. 한시간 반 가량의 쇼가 끝나고 우리 워싱턴 사람들은 극장에서도 뉴욕 사람들의 뒤를 따라 다녔다. 걱정하던 일이 드디어 벌어졌다. 내 친구 두 사람이 일행을 놓친 것이다.

◇브로드웨이 공연

들어간 문으로 나와야 하는데 다른 문으로 나와 우리를 찾으니 없다는 것이다. 이런때 핸드폰 이란 얼마나 좋은지 핸드폰으로 걸어서 어디에 있느냐고 결국 찾아가서 만났다. 그리고 숙소인 뉴욕커 호텔로 여럿이서 걸었다. 오래 못본 그리운 사람들 팔짱을 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숙소에 도착 하니 밤 10시가 조금 넘었으나 우리들은 밤샘을 작정하고 왔기 때문에 잠잘 생각은 안하고 수십년 밀린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한사람씩 마이크를 잡았다. 참으로 끝이 안나는 이야기이다.

몇 사람은 잠을 못견뎌 방에 올라가 자고 거의 새벽 5시까지 노래방 기계로 노래하며 놀고 이야기 하며 밤을 지새웠다. 새벽녘 눈을 조금 붙이고 일어나니 맨하탄에 첫눈이 내린다. 우리가 노는 밤새에 눈은 제법 내렸고 그리고 아침에도 내린다. 시간이 되어서 주차장에 가서 맡겨논 차를 가지고 95번 고속도로를 찾아 나와 워싱턴으로 돌아 왔다.

오면서도 운전을 안하는 사람은 노래를 부르다가도 고개가 앞으로 1초만에 떨어지고 다시 이야기하다 자고 이야기하다 자고 그런다. 잊지 못할 뉴욕 송년회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깊이 안고 집에 돌아와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사무실에서 단체 사진


 / 유노숙 워싱턴 통신원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1.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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