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침서는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종교부가 이틀간의 회의 끝에 정한 것으로, 우주에서 기도를 앞둔 세정식과 이슬람 성지인 메카 방향을 정하는 법, 금식, 기도 드리는 시간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무슬림들은 지구에서는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지만 메카의 방향을 알 수 없는 우주공간에서는 방향과 상관없이 기도할 수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무릎을 꿇는 일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우주에서는 서서 기도하는 것도 허용된다. 지구에서 무슬림들은 반드시 얼굴, 손, 발 등을 물로 씻고 난 뒤 예배를 볼 수 있지만 물이 귀한 우주에서는 씻을 필요가 없다.
압둘라 진 말레이시아 종교부 장관은 “무슬림 우주인들이 우주에서 종교적 규범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 책자를 발간했다”고 말했다.
정형외과 의사인 수코르는 말레이시아인으로는 최초로 1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호를 타고 러시아의 우주정거장(ISS)으로 향했다. 수코르는 우주 궤도에 머무는 동안 10월13일까지 이어지는 라마단 금식을 지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슬림 출신의 최초 우주인은 1985년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술탄 빈 살만으로, 그는 당시 “우주에 머무는 동안 기도와 금식을 지키려고 애썼지만 메카 쪽으로 머리를 향하기 어려웠고 (무중력 탓에) 제대로 무릎을 꿇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an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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