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요즘은 ‘려원 스타일’이라 해서 팬들 사이에서 정려원 스타일 따라잡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런던을 찾은 려원의 사진들이 미니홈피에 공개되면서 또 한번 화제를 일으켰는데, 화장기 없는 얼굴에 니트모자를 쓰고 빨간 머플러를 한 모습, 검은 모자에 캐주얼 재킷을 입은 모습, 티셔츠를 레이어드해서 입고 역시 머플러로 포인트를 준 모습 등 런던의 거리를 걷고 있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 수수하게 꾸미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스타일이 묻어나는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그는 섹시한 코드로 어필하는 연예인들과는 달리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의 전업을 선언하면 보통 성공보다 실패라는 성적표를 안고 떠나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는데, 그는 성공적으로 변신한 케이스다.
특히 ‘너는 어느별에서 왔니’에서 맹하면서도 당찬 복실 캐릭터는 정려원에게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리는 배역으로 보였다. 그의 연기력은 이 캐릭터와 만나 성장하는 듯 보였고, 일부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 역시 호감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다. 정려원은 이 드라마를 통해 ‘내 이름은 김삼순’ ‘가을 소나기’에서 보여준 도회적이고 청순한 매력에서 탈피, 다양한 연기변주의 가능성을 지닌 배우임을 입증했다.
2007년 가을 첫 주연 데뷔작으로 알려진 영화 ‘두 얼굴의 여친’에서는 다중인격을 지닌 여자로 변신했다. 다중인격을 지닌 여자와 소심한 성격의 남자가 만나며 빚어지는 좌충우돌 연애담이다. 애교만점에, 스트레스는 뽁뽁이를 터뜨리며 푸는 아니(정려원)는 누가 봐도 탐나는 여자친구. 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폭력적인 캐릭터 하니가 튀어나온다.
엽기적이고 코믹한 캐릭터에 걸맞게 패션 또한 재미있다. 컬러풀한 니트 아이템들을 귀엽고 발랄하게 레이어드 해서 입은 스타일에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찰랑거리는 생머리 대신 촌스러운 듯한 웨이브헤어를 선택했다. 메이크업도 색조는 거의 배제하고 깨끗한 피부톤만 살려주는 정도로 표현했다. 그 모습 만으로도 아니의 귀여운 매력이 100% 표현됐다.
그는 스크린에 진출해서도 패셔니스타의 자질을 한껏 빛을 발한 것 같다.
오세희 수빈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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