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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의 연인, 30대 여성의 일상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

입력 : 2007-10-06 10:21:00 수정 : 2007-10-06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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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은 30대 여성 두 명의 평범한 일상을 깔끔하게 그려낸 영화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은 버리고, 정완(이미연)과 희수(이태란)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30대 초반 여성들의 결혼, 일, 섹스, 그리고 사랑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같은 주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에는 실패한 느낌이다. 인생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묘사하는 시간은 부족한 반면 베드신은 지나치게 많다. 또 성에 대한 소위 ‘쎈 대사’들이 가득하지만, 영화 ‘처녀들의 수다’의 대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곡을 찌르는 통쾌한 맛이 없고 단지 ‘쎌’ 뿐이다.
영화의 두 주인공은 마치 이 영화에서 비춰지는 화려하지만 쓸쓸한 도시의 풍경과 같다. 사랑에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결혼을 회피하거나, 남자보다 옷이 더 좋아서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한 이들은 겉으로는 ‘쿨한 솔로’나 ‘멋진 미시’로 불리겠지만 속으로는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 있다. 영화는 이들의 심리를 설득력있게 그려낸다. 하지만 주인공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그 방법이 ‘일에 대한 성취감’이나 ‘내면적 성숙’과 같은 것보다 ‘섹스’에 너무 치중돼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국의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는 싱글 여성 4명의 모습을 솔직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내 많은 미국 여성들의 공감과 함께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의 수많은 여성들은 드라마속 주인공들과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방황하며 함께 성장해 나갔다.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 역시 한국에 사는 30대 여성들만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그려내는 것은 성공한 듯하다. 그러나 이들 문제에 대한 해답은 다소 명쾌하지 못한 편이다. 18세 관람가, 18일 개봉.
스포츠월드 이승호 문화프런티어 ent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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