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는 키와 몸무게의 상관관계를 계산해서 나오는 체질량지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신의 체질량지수를 모르는 사람들은 보건 당국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계산법을 찾아볼 수 있다.
필자는 심야 간식을 즐기는데 이 간식이 비만 원인 가운데 하나란 사실을 듣고 놀랐다. 내복만 입고 큰 거울에 서 본 결과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치수 큰 옷을 입으면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지 모르나 거울 앞에서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미국 남부가 비만의 선두를 지켰다. 남부의 흑인 특유의 식생활 습관을 감안하면 당연하다.
체중은 사회경제적 지표로 해석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역설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뚱뚱한 경향이 있다. 부자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을 생각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계층 속의 숨은 법칙’의 공동저자인 루비 K 페인은 계층에 따라 음식에 대한 질문 방식이 다음과 같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가난한 계층은 많이 먹었느냐고 묻는데, 중산층은 맛이 어떠냐고 묻고, 부유층은 제대로 차렸느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인 미시시피가 성인 비만인구 비율 제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하다. 미시시피는 또한 전체 주민 가운데 30% 이상이 비만에 해당되는 첫 번째 주가 되었다. 그다음이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앨라배마주다.
비만인구 비율이 17.6%인 콜로라도주가 가장 날씬한 주였다. 아마도 주민들의 스키 애호가 날씬해진 비결인 듯하다. 그러나 이 주의 비만인구 비율도 거의 1% 가까이 높아졌다.
당뇨와 고혈압, 심장발작, 신부전 등 비만 관련 질환의 발병 비율 또한 놀라운 수준이다. 그래서 의료비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건강 신탁’ 같은 단체는 비만인들의 체중 감량을 돕는 처방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연방과 주 및 지방 정부는 주민들의 레크리에이션 활동 기회를 늘리고, 직장의 복지계획을 개선하고, 학교와 여타 기관의 건강 식단을 장려하라는 것이다.
도처에 홍보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서인지 이러한 지당한 제안에도 반발하는 사람이 있다. 전국의 식당 및 식품업체 연합단체인 ‘소비자자유협회’는 당국이 국민의 허리둘레를 줄이는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협회 대변인은 비만은 개인의 책임 아래 해결할 ‘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그 주장이 맞지만 정부가 도와줄 수도 있다. 식당과 식품시장 로비단체들은 뉴욕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통과시킨 트랜스지방금지법과 같은 추가 규제나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모방한 법적인 조치를 두려워한다. 그런데도 ‘저칼로리’, ‘무트랜스지방’을 요란하게 선전하는 패스트푸드와 간식은 더욱 늘어나는 것 같다. 이는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자녀에 대한 사랑을 음식으로 표현하려고 기를 쓰는 자상한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트랜스지방 추방운동 및 유사한 운동이 이런 부모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어머니의 사랑과 결부시키는 미국인들의 인식 또한 문제다. 이런 식습관은 강력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
한 의학 전문가는 최근 미군 병사들의 61%가 과체중이라고 주장했다. 군대 경험이 있는 필자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군 복무 2년 동안 허리둘레가 적어도 세 치수 커진 경험을 했다.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가되 가져간 것은 모두 먹어야 한다”는 병영 식당의 표어가 화근이다.
이제 전 국민이 디저트를 먹기 전에 식탁에서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 어머니도 양해할 것이다.
클레어런스 페이지 美 칼럼니스트
워싱턴 타임스
정리=오성환 외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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