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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노총각 ‘문근영’ 유해진 “처음엔 문근영 이름 말렸죠”

입력 : 2007-09-15 11:39:00 수정 : 2007-09-15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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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원정결혼 사기당한 농촌총각역
주연 나문희와 극 재미 이끌어… "연기 계속 하는게 삶의 원동력”
“물으나 마나 말하나 마나죠.”
영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의 배우 유해진은 감기에 걸려 기운없이 어깨를 떨군 채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도 나문희와 김상진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는 대목에서 만큼은 또렷하게 날을 세웠다.
이 영화의 타이틀롤인 나문희에 대해서는 “나이를 잊은 ‘순수’가 무엇인지 깨우쳐준 선배님이죠. 촬영 당시 ‘한번 더 가자’며 완벽을 기하는 모습에서는 존경심이 절로 들었어요. 물으나 마나 너무 너무 훌륭하고 좋은 분이에요”라며 거침없이 칭송의 변을 달렸다.
또 ‘주유소 습격사건’, ‘광복절 특사’ 등에 이어 또다시 만난 김상진 감독과 관련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구석이 있어서 촬영 내내 서로 의지하며 막힘없이 쭉 내달린 기분이에요”라며 콤비의 궁합을 자랑했다.
이 영화에서 유해진은 원정결혼 사기를 당하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함량미달 ‘납치 3인조’의 일원이 돼 ‘소심한 울상’을 연발하는 농촌 총각 ‘문근영’ 역을 맡았다.
극중 코미디, 멜로, 액션 등 배역들 가운데 가장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타이틀롤인 나문희와 더불어 영화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도한 중요 인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문근영이 ‘국민여동생’이라면 ‘유해진’표 문근영에게는 ‘국민 노총각’이라는 애칭을 부여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여동생과 같은 이름을 공유하게 된 유해진은 “처음에는 이름을 바꾸자고 했어요. 그 분한테 혹시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해서요. 다행히 제가 워낙 그 분하고는 ‘매치’가 안되는 얼굴이어서인지 관객들이 그냥 가볍게 웃어줘 다행이에요”라고 세심한 면도 드러냈다.
오광록, 오달수 등과 함께 충무로의 막강 조연 삼총사로 컴퓨터 CF에도 출연했던 유해진은 실은 당당한 주역으로 영화를 쉴새없이 누비고 있는 왕성한 활동가다. 감기에 걸린 것도 주연작인 영화 ‘트럭’의 촬영을 강행군하면서 얻은 ‘영광의 흔적’.
얼굴에서 늘 웃음이 떠나지 않을 것 같은 코믹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배려와 냉소’를 적당히 겸비한 내성적인 성격의 유해진은 4년전부터 마음에 구멍이 난 듯 허탈해지면 자택에 마련한 캔버스 앞에 앉아 아크릴 추상화를 그린다. 휴대폰에 저장된 그의 그림을 엿보니 그의 이면이 절로 느껴진다.
“‘달’을 주로 그려요. 달에는 왜 그리움, 포근함 등 다양한 느낌이 묻어나잖아요. 실력이요? 우습지도 않은 수준이죠. 단 뭔가 채우고 싶어 취미로 그리고 있어요”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해외여행을 다닐 만큼 돈을 번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그는 지난 6월 프랑스로 여행을 다녀왔다. “프랑스 깐느에도 들렀었는데 깐느영화제가 끝난 직후여서 철수 직전의 레드카펫에서 기념사진 한방을 찍을 수 있었어요”라며 웃는 그는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호령하는 배우와 같은 거창한 목표는 없음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계속 연기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의 삶을 이끄는 동력일 뿐이라는 유해진은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으로 그 튀지 않는 꿈의 한 단락을 기분좋게 완수했다.
스포츠월드 글 조재원, 사진 전경우기자 otak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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