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 첫 경매를 시작하는 미술품 경매회사 D옥션(디오리지널 옥션)의 정연석(54·사진) 회장은 “IT시대에서 감성산업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미술산업은 그 중심에 있다”며 “향후 한국 미술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워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세한 화랑 중심의 미술시장으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 도산대로변에 경매장과 전시장을 갖고 있는 D옥션의 첫 경매에는 피카소, 샤갈, 르누아르, 로댕, 바자렐리를 비롯해 김강용 이목을 등 국내외 미술품 215점이 출품된다.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한때 삼성물산에서 일했고, 수년간 가구 수입업을 하면서 해외의 대형 경매회사와 갤러리에서 작품을 컬렉팅해 왔다.
“올해만 해도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신와, 마이니치 등 해외경매에서 제가 산 작품이 100억원어치가 넘습니다.”
실제로 이번 경매 출품작 중 3분의 1은 정 회장이 소장해온 작품이다. 세계 메이저 경매사들과 거래 관계를 통해 국내 작가들의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컬렉터들을 대신해 해외 경매시장에서 작품을 사주는 대행 서비스도 해볼 작정입니다.”
경매회사 운영 이외에도 그는 다양한 미술관련 사업을 구상 중이다. 지난해 지인 200여명을 모아 만든 한국미술무역협회(KATA)를 통해 국내외 미술품 교류와 아트페어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제미술감정연구소를 설치해 평론가 김종근씨 등을 주축으로 미술품 감정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작가별 전작도록(카탈로그 레조네)을 만드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명품 그림 공급으로 기존 경매회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D옥션은 같은 건물에 갤러리 엠포리아 서울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유망작가 50명의 100만원대 작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내년 9월에는 현대미술의 본고장인 뉴욕 첼시에 갤러리 엠포리아 뉴욕점을 오픈하고 엠포리아 미술대상, 신인상 등도 만들 계획이다. D옥션의 출범으로 대구의 옥션 M과 함께 국내 경매회사는 서울옥션, K옥션 등 모두 4개사로 늘어났다.
편완식 문화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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