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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1인극 바람

입력 : 2007-08-30 13:19:00 수정 : 2007-08-30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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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공연 늘면서 틈새시장 공략 올가을 무대를 움직이는 것은 대규모 부대가 아닌 소수정예다. 20개월째 연장공연을 거듭하는 1인극 ‘염쟁이 유씨’와 ‘국밥’ ‘명성황후, 내가 할말이 있다’ 등에 이어 뮤지컬 무대까지 1인극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오는 9∼10월 잇따라 무대에 오르는 ‘조지 엠 코핸 투나잇’과 ‘텔 미 온 어 선데이’는 단 한 명의 배우가 나오는 모노뮤지컬. 화려한 무대장치와 거대한 앙상블이 압도적이었던 뮤지컬 장르에서까지 연극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1인극’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5만원 이하의 ‘착한’ 가격, 장기공연 위한 덩치 줄이기=1인극은 소극장용 작품이 대부분. 제작비가 절감되면서 티켓 가격도 떨어진다. 59명의 배우가 출연했던 ‘대장금’ 관람료가 15만원, 54명이 나온 ‘명성황후’가 12만원이었던 데 비해 모노 드라마들은 5만원을 넘지 않는다. ‘염쟁이 유씨’가 2만원, ‘명성황후, 내가 할말이 있다’가 3만원에 불과하다. 뮤지컬 ‘조지 엠 코핸 투나잇’도 4만원, ‘텔 미 온 어 선데이’는 5만원이다.
이 같은 모노드라마의 유행은 덩치를 줄여 장기공연으로 나아가는 전략의 일환이다. 5명이 출연하는 ‘난타’, 3인극 ‘아트’가 전용관을 만들어 롱런했고 2인 뮤지컬 ‘쓰릴 미’가 인기를 모았던 것이 좋은 선례다. 대형 공연들이 늘어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특성화 전략도 소규모 공연을 유행시키는 이유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순천향대)는 “대형 공연뿐 아니라 작은 공연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은 공연산업의 다양성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임춘길, 고영빈, 민영기(왼쪽부터)가 3색 연기를 선보이는 ‘조지 엠 코핸 투나잇’.

요즘 소규모 공연들은 더블·트리플 캐스팅이 특징이다. ‘(추송웅의)빨간 피터의 고백’ ‘(김성녀의)벽속의 요정’ 등 기존 모노드라마가 특정 배우의 이름과 함께 브랜드화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졌다. ‘국밥’은 강부자, 손봉숙을 더블캐스팅했고 각각 남녀 배우 1인극으로 성대결 양상을 보이는 ‘조지 엠 코핸 투나잇’과 ‘텔 미 온 어 선데이’는 트리플 캐스팅을 시도했다. ‘3인3색’이 이들이 내세우는 홍보전략. 3명 배우의 공연을 다 볼 수 있는 통합 할인티켓도 발매된다.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의 작품이 나오면서 중복 관람을 유도했던 ‘헤드윅’의 성공 이후 트리플 캐스팅은 보편화됐다. ‘조지…’ 제작사인 쇼팩의 송한샘 대표는 “트리플 캐스팅은 배우보다 작품의 힘으로 관객을 끌어오기 위한 시도”라면서 “서주희가 홀로 장기공연을 이끌었던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나중에 교체 투입된 배우들이 서주희 이미지를 깰 수 없어 고전했다”고 설명했다.
◆1인극, 그러나 트리플 캐스팅. 약 될까 독 될까=1인극에서는 배우들의 체력부담도 안배사항이다. 미국의 배우 겸 탭댄서이자 극작가, 작곡가, 제작자로 유명한 조지 M 코핸의 이야기를 그린 ‘조지 엠 코핸 투나잇’ 배우는 탭댄스에 올드재즈풍의 노래 30곡을 소화하며 드라마를 이끌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조지 엠 코핸 역에는 임춘길 민영기 고영빈이 함께 캐스팅된 상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중극장 뮤지컬인 ‘텔 미 온 어 선데이’ 역시 가수 바다와 김선영, 정선아가 번갈아 출연한다.
하지만 이 같은 트리플 캐스팅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무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개 1명의 배우가 맡고 유사시를 대비해 대역배우 시스템을 쓰고 있다. 원종원 교수는 “한국 뮤지컬배우들의 주가가 워낙 높다 보니 한 작품에 올인하는 배우가 없어 부담을 덜 목적으로 트리플 캐스팅을 쓰는 경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다가 대표적 사례. 2003년 ‘페퍼민트’가 데뷔작이자 유일한 출연작인 가수 바다는 ‘텔 미 온 어 선데이’와 함께 같은 시기 김해에서 공연되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도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한 뮤지컬 동호회원은 “4대 뮤지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공연을 즐길 기회라 반갑다”면서도 “하지만 트리플 캐스팅은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스타 시스템으로 팬을 확보하는 역기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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