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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과 한권의 책]유가·도가·불가 사상이 중국인의 국민성에 미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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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8-25 13:17:00 수정 : 2007-08-25 1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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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중국인-공자와 루쉰의 대결/류짜이푸·린강 지음/오윤숙 옮김/플래닛/2만8000원

전통은 그에 부합하는 인간을 만들어 냄으로써 생명을 유지한다.
“유가의 학설 속에는 매우 뿌리 깊은 도덕에 대한 광신의 물결이 숨겨져 있었다. 애초에 그것은 검토를 거치지 않은 단순한 원칙일 뿐이었으나, 나중에는 신성불가침의 철칙으로 변했으며 갈수록 거세져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물결로 변했다. 개인의 인생에서 그것은 이성을 잃은 완고하고도 영문을 알 수 없는 도덕적 영웅주의로 표현되었고, 한 나라에서는 공상 속의 천국에 대한 이상을 신하와 백성들에게 주입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통치자는 이를 위해 ‘실천하라’고 부단히 강요했다. 이 도덕에 대한 광신의 물결은 과거 십여 세기 동안 중국을 석권했으며, 결국 중국을 쇠퇴의 위기로 몰고 갔다.”
‘전통과 중국인’은 전통문화가 중국인의 국민성에 미친 영향을 지식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면서, 중국 근대라는 격변기의 정신사적 특수성을 포착하려 한 역작이다.
지은이들은 공맹으로 대표되는 유가뿐만 아니라 노장의 도가와 불가, 그리고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중화주의까지 중국의 문화적 전통이라고 간주될 수 있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에 비판과 해석의 메스를 가한다.
류짜이푸·린강 지음/오윤숙 옮김/플래닛/2만8000원

루쉰, 천두슈, 후스, 리다자오, 우위, 저우쭤런 등 이른바 ‘사상계의 청소부’라고 불린 중국 근대 지식인들이 전통에 대해 취했던 비판적 태도와 논점의 핵심들을 제시하고 자신들의 관점을 더했다.
또 유가, 도가, 불가 사상의 철학적 핵심을 사상 그 자체의 관점에서 제시하면서 각각의 사상적 기원에서부터 제도화 과정, 그리고 말류들에 의한 왜곡과정까지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지은이들의 논의의 바탕에는 ‘인간’의 본원적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깔려 있다. 류짜이푸와 린강, 두 지은이는 중국인들이 도덕이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치우고 해탈의 단꿈에서 깨어나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때 화제를 몰고 왔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지음, 바다출판사)라는 책과 주제가 유사하지만 서술의 폭과 깊이에서 차이가 크다. 인문의 의미에 값하는 책이다.
안성열 플래닛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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