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는 각종 프로필에 동국대를 졸업한 것으로 기록해 왔지만, 동국대 관계자는 17일 “장미희란 이름으로 검색한 결과 2004년에 입학한 재학생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본명인 장미정으로 조회해 봐도 입학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장씨의 고등학교 학력조차 의혹의 대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상황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는 현재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부교수이자 영진위 위원인 장씨의 학력이 ‘장충여고 졸업,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 미국 호손(Hawthorne)대 교육학과 졸업’으로 나와 있으나,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동국대 철학과, 명지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로 엇갈리게 등재돼 있다.
영진위는 문제가 불거지자 17일 오후 장씨의 학력 기록을 삭제했다. 영화 ‘성춘향’으로 데뷔하던 1976년 ‘주간여성’ 표지인물 해설기사에는 장씨가 그해 봄 홍익대 생활미술과 2학년에 진학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장충고등학교 관계자는 “장충여고는 1973년 3월 야간반으로 개교해 1975년 2월까지 운영됐다”며 “폐교 이후 학생들이 근처 숭의여고 등으로 편입된 탓에 졸업생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2002년 9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1975년 장충여고 3학년 때 홍대 미대에 다니던 언니가 (나를) 한 영화사 오디션장에 데리고 가서 여주인공으로 낙점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장충여고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호손대 역시 유타주에 등록은 돼 있지만 미국 교육부가 공인한 어떤 인증기관에 의해서도 인증받지 못한 미인가 대학으로 확인됐다. 명지전문대 관계자는 “호손대가 원격교육을 하는 미인가 대학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파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장미희씨는 과거 자신의 저서와 인터뷰에서 “동국대 불교학과 학생이었다”고 자주 언급했다. 장씨는 1998년 펴낸 에세이집 ‘내 삶은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다’(가야미디어 펴냄)에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방문했을 때를 거론하며, “당시…동국대학교 불교학과 학생이었던 내 눈에 스탠퍼드 대학은 지성의 냄새가 곳곳에 배어든 곳으로 보였다”고 기술했다.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석씨의 학력도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는 이날 “강씨의 본명인 전영근씨로 연세대 학적을 가진 사람은 모두 4명이지만 강씨와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은 없다”며 “교무처는 강씨가 연세대에 입학한 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강씨는 “안양영화예술학교 71학번으로 영화를 전공하려 했으나 학교가 폐교되는 바람에 군대에 갔다”고만 답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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