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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항일유적지 현주소]가려진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 ''재조명''

입력 : 2007-08-13 15:37:00 수정 : 2007-08-13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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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새로 주목받는 유적지 최근 사학계에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을 활발하게 연구하면서 방치된 이들의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우리 정부가 2005년 몽양 여운형과 님 웨일즈가 쓴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본명 장지락) 등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43명에게 서훈한 것이 계기가 됐다. 광복 이후 남북 분단으로 반 토막 난 우리 독립운동사를 좌우 이념을 따지지 말고 적극 발굴·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흐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1930년대 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유적지도 김구 선생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흔적조차 없는 조선의용대 발상지=답사팀은 지난달 28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한 호텔에서 자동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다궁(大公)중학교 터로 이동했다. 이 곳은 조선의용대가 창설되고 훈련을 받은 곳이다. 조선의용대는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인 약산 김원봉(1898∼1958) 선생이 중심이 돼 1938년 10월 결성한 항일무장독립단체다. 이 단체는 중일전쟁 과정에서 1938년 ‘창사대회전’과 1941년 ‘후자좡(胡家莊)전투’에 참가해 2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치열한 항일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조선의용대 대장으로 대표적인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인 약산이 광복 후 귀국했다가 48년 월북하면서 이 단체의 활약상은 독립운동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약산은 월북 후 북한에서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나 김일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58년 11월 숙청됐다.
답사단이 찾은 다궁중학 터는 1911년 중국의 민주주의 혁명인 ‘신해혁명’의 발상지로 중국에서도 역사적 의의가 매우 깊은 곳이다. 우한시 우창구(武昌區) 쯔양로(紫陽路) 234호에 위치했던 다궁중학은 1950년 폐교된 뒤 중국 정부에 징발돼 현재는 후베이성 총공회처(국영 상공회의소)가 들어서 있다. 총공회처 건물 내에는 신해혁명 발상지임을 알리는 기념비와 전각이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조선의용대와 관련된 조그만 흔적도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1938년 당시 조선청년전시복무단의 거점이 있었던 우한시 장안구 셰팡대도 일대는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발길을 돌린 답사팀은 조선의용대가 창립연회식을 가진 한커우(漢口) YMCA 자리로 옮겼다. 이곳에서 부대 창설을 대외적으로 선포해 100여명의 무장단체로 출발한 조선의용대는 중국 국민당의 요청으로 ▲항일 선전 활동 ▲일본인 점령지역에서의 조선인 대원 조직 ▲일제 패망 후 국가 건설에 필요한 인재 양성 등에 주력했다.
하지만 YMCA 건물은 중일전쟁 당시 폭격으로 없어졌고 건물이 있던 우한시 장안구(江岸區) 중산대도(中山大道) 1090호에는 5층 높이의 백화점이 들어서 있을 뿐이다.
우한에는 이밖에도 조선의용대 창설을 주도한 ‘조선민족전선연맹’의 거점과 중일전쟁에 직접 참여를 주장한 ‘조선청년전시복무단’ 거점도 있었다. 이 유적지들도 형체를 찾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우한시 장안구 성리가(勝利街) 15호 자리에 있던 민족선전연맹 거점은 낡은 사우나 건물의 차고로 바뀌었다. 장안구 셰팡대도(解放大道) 일대의 전시복무단 거점 자리에는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서울시립대 염인호 교수(사학)는 “일제 말기인 1930년대 말 이후 일본군과 직접 전투를 벌여 전사자까지 낸 항일운동단체는 조선의용대가 유일하다”며 “허베이(河北)성 타이항산(太行山) 자락에는 조선의용대 전사자의 무덤이 아직 남아 있지만 한중 양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발굴조차 되지 않고 쓸쓸히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1938년 김구 주석이 조선혁명당원에게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던 후난성 창사시 난무팅 건물은 조만간 김구기념관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김구기념관 건립 가시화=중국 후난성 창사시 정부는 1938년 5월 김구 주석이 총격을 당한 난무팅(楠木廳) 건물을 복원해 김구 기념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곳은 지청천(1888∼1957) 장군이 중심을 이룬 조선혁명당 본부가 있던 곳으로, 김구 주석은 사건 당시 한국국민당, 한국독립당, 조선혁명당의 3당 통합 논의 도중 조선혁명당원에게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현재 창사시 카이푸구(開福區) 롄성가(連升街) 난무팅 6호인 이곳은 반서양식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2층 난간으로 연결돼 있던 골목 건너편의 건축물 일부가 훼손됐지만 창사시는 이를 완전히 복원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주민 이주를 시작해 연말까지 이주가 완료되면 기념관 건립 공사가 시작된다. 이곳에 기념관이 건립되면 중국의 명산 장자제(長家界)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의 필수 관람 코스가 될 전망이다.

우한·창사=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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