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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만 생기면 클릭…''지름신'' 유혹에 빠진 10代들

입력 : 2007-08-08 17:30:00 수정 : 2007-08-08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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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무분별 구매…"혼내기보다 애정갖고 원인 찾아야" 고등학교 3학년인 A양의 한 달 용돈은 15만원 정도다. 하지만 A양은 부모에게서 용돈을 받자마자 PC 앞으로 달려간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이나 운동화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A양이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한 달 용돈을 다 써버리는 데는 불과 한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적은 액수였지만 구입액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제 15만원은 한 달 용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졌다.
A양은 매일 PC를 켜면 쇼핑밖에 하지 않는 자신을 바라보며 인터넷 쇼핑 중독이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를 중단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구매한 상품의 배송 주소지는 친구집으로 해놓고, 부모에게는 친구 것이라고 거짓말하기도 한다. 급기야 최근에는 부모 지갑까지 손대면서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졌다.
‘클릭’ 하나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이 생활화·대중화되면서 청소년들이 쇼핑 중독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 수는 2001년 2009곳에서 지난해 4463곳으로 5년 만에 2.2배나 늘었다. 거래액 규모는 3조3400억여원에서 13조4500억여원으로 4배 이상 불어났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정보화 실태조사 결과 2004년 12∼19세 청소년의 인터넷 쇼핑 이용률은 32.1%였지만 2007년 상반기에는 54.5%에 달한다.
인터넷 쇼핑을 적절히 이용하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경제력이 없는 데다 소비심리를 통제하기 어려워 자칫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등의 범죄에 빠져들 가능성도 크다.
관련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구매는 심리적 원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 심리적 문제를 겪었거나 절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의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학교 3학년인 B양은 어릴 적 뚱뚱했다가 중학교에 진학해 살을 빼면서 쇼핑 중독 증상이 나타난 경우다. 또 주변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해 명품 쇼핑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좀처럼 쇼핑을 참을 수 없다면 물건을 사기 전 ‘왜 이 물건을 사야 하는가’ 스스로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정기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혼내기보다 애정을 가지고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북삼성병원 신영철 교수(정신과)는 “쇼핑하는 순간에는 고민이나 우울한 생각을 잠시 잊게 된다”며 “쇼핑 외에 다른 관심거리를 찾고, 심한 경우 청소년상담소나 정신과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도 문제다. 오프라인에서는 부모 동의 없이 구입했을 때 소비자보상 규정에 따라 해지가 되는데, 온라인 쇼핑은 약관이 쇼핑몰·제품에 따라 워낙 다양해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정윤경 소비자상담팀장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도 보호자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쇼핑중독 자가진단
① 나는 도무지 나의 소비습관을 통제할 수가 없다.
② 나는 쇼핑할 때 죄책감이 든다.
③ 나는 내가 얼마나 쇼핑을 하는지 잘 모른다.
④ 나는 가족들이 보지 못하도록 쇼핑한 물건을 숨기곤 한다.
⑤ 쇼핑은 내게 있어서 긴장이나 불안감을 풀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⑥ 나는 사는 물건보다 물건을 사는 행위 그 자체를 더 즐긴다.
⑦ 우리 집에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⑧ 나는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쇼핑을 많이 한다.
⑨ 내가 얼마나 쇼핑을 많이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알면 기절할 것이다.
⑩ 나는 기분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물건을 산다.

<평가>
▲ 건전형=10개의 문항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 경우, 물건 구매에 대해 매우 실용적 태도
▲ 기분파=⑤, ⑥, ⑩번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 충동구매나 과시형 소비 경향
▲ 과다 쇼핑=②, ③, ④, ⑦, ⑨번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 열성적이고 경쟁적으로 쇼핑, 쇼핑중독 위험 크다.
▲ 쇼핑중독=①, ⑧번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 필요

자료: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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