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가 똑똑해지고 있다. 발 모양에 맞춰서, 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던 것을 넘어 운동 상태를 측정해 개인별 정보를 제공해주는 지능형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 및 운동화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지난달 말부터 잇달아 운동화와 특수 장치를 연결시켜 조깅 정보를 표시해주는 신제품을 내놨다.
나이키스포츠와 애플코리아는 지난 1일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이키 플러스와 아이팟 스포츠키트(http://www.apple.co.kr/ipod/nike)를 국내 정식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함께 나이키는 8월부터 ‘나이키플러스닷컴(http://nikeplus.com)’에 한국어 메뉴를 추가했다.
나이키가 이번에 한국서 내 놓은 제품은 지난해 5월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일본, 유럽, 중국 등서 이미 출시한 ‘나이키 플러스’다. 세계적인 MP3P 애플 아이팟과 손을 잡고 ‘아이팟 스포츠키트’를 이용해 자사의 신발과 한 세트로 동작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성했다. 아이팟 스포츠키트는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이 3만5000원으로, 오는 8일부터 애플스토어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도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나노’와 송신기를 넣을 수 있는 ‘나이키 플러스’ 전용 운동화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나이키에서 내 놓은 나이키플러스 운동화는 에어 맥스 모토+(Air Max Moto+), 에어 맥스 180+(Air Max 180+), 나이키 샥스 사이야+(Nike Shox Saya+) 등 약 20종이다.
이에 앞서 아디다스코리아(http://www.adidas.co.kr)도 지난 26일 신발 깔창 아래에 들어가는 S3 스피드센서, 운동복 상의 일체형인 심박 전송기, 그리고 러닝 컴퓨터인 손목시계(모델명 RS800)로 이뤄진 ‘프로젝트 퓨전(Project Fusion)’을 출시했다.
아디다스가 언론에 배포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 제품은 스피드와 거리, 운동량 등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시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동을 할 때 특수 섬유로 만들어진 상의의 가슴 부위에 심박기를 부착하면 내장된 +- 전극이 심장의 ECG 신호를 실시간으로 러닝 컴퓨터으로 보낸다. 가격은 70~80만대로 다소 비싸다.
이와 별도로 아디다스는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소비 칼로리 및 운동거리 계산이 가능한 ‘아디다스폰(SGH-F110)’을 개발하기 위한 협의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이키 플러스 체험해 보니…“조깅이 즐겁다” = 아이팟 나노를 사용하는 일반인들이 다소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나이키 플러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나이키 플러스의 원리는 간단하다. 아이팟 나노 하단에 수신기를 장착하고, 송신기는 나이키 플러스 운동화 왼쪽 깔창 밑에 있는 홈에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수신기를 넣은 뒤 두 장치를 무선으로 연결시키면 된다. 두 송수신기는 고유 시리얼 번호로 통신하기 때문에 반드시 한 쌍으로 사용해야 한다. 내장 배터리 때문에 송신기 수명은 1000시간 정도로 제한되며, 생활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1000시간은 실제 구동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저절로 전원 공급을 최소화한다.
장착을 완료한 후 조깅을 시작할 때 버튼을 한번, 조깅이 끝날 때 한번 눌러주면 아이팟에 주행 기록이 저장된다. 얼마나 멀리 달렸는지, 몇 분 동안 뛰었는지, 칼로리는 얼마나 소모됐는지 등을 나타내준다. 이 밖에도 목표량을 정해 두면 조깅할 때 일정 주기로 음성 안내(현재는 영어만 가능)를 해 주는 기능도 있다. 러닝 기록은 최대 1000회까지 아이팟 나노에 쌓인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개인용 컴퓨터에 설치된 ‘아이튠즈’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나이키플러스닷컴(http://nikeplus.com)에 운동 기록을 저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운동 상황이나 목표 등을 관리할 수 있으며, 나이키 플러스를 사용하는 다른 사용자들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이키는 ‘월드 마일즈 (World Miles)’ 메뉴를 통해 운동 랭킹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실제 남산 식물원을 따라 10여분을 뛴 후 나이키 플러스에 정보를 전송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으며, 운동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를 하는데 효과적이었다. 운동할 때 불편하지 않고, 음악을 들으며 즐겁게 운동하고, 운동 후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하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특히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노래를 들으며 조깅을 하는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을 잘 파악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나이키 관계자는 “나이키와 애플의 파트너십으로 탄생된 ‘스포츠+음악’의 결합체로서, 개개인의 러닝 코치이자 트레이너 역할을 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라며 “특히 개인별 운동 정보를 저장해 놓는 나이키플러스닷컴을 통해 자신의 운동량, 운동방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현재 나이키플러스닷컴의 누적 러닝기록은 3500만km, 전 세계 사용자는 28만 명에 이른다. 하루에 1000명씩 새 사용자들이 등록하고 있어, 이미 거대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나이키는 “나이키플러스 사용자 중 97% 가 같은 제품을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영상촬영 및 편집 =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서명덕기자 md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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