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폭발이 테러와 무관한 단순 사고로 보인다고 뉴욕시 당국자들은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맨해튼 43번가와 렉싱턴 애비뉴의 그랜드 센트럴역 근처에 매설된 증기 파이프가 폭발하면서 지름 6m의 갈색 물기둥이 연기에 휩싸인 채 36m 치솟았다.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민들은 2001년 맨해튼에서 일어났던 9·11 테러의 공포를 떠올리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와 긴급 대피했다.
크라이슬러빌딩 43층에 근무하는 한 남성은 “창밖을 보니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연기가 가득해 테러나 허리케인이 발생한 줄 알았다”며 “수백명의 틈에 끼여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왔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자동차와 건물 유리창이 부서지는 바람에 파편에 맞아 피를 흘리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날 사고로 한 명이 심장마비로 숨졌다. 부상자 2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 중 2명은 중상이다. 뉴욕시 소방당국은 소방관 200여명을 사고현장에 투입해 수습작업을 벌였다.
문제의 파이프는 1924년 산업용 증기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매설된 것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낡은 파이프가 고열 상태에 있다가 (어디에선가) 찬물이 갑자기 섞여 들어오는 바람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발 때 석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이 점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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