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올해 방학을 이용해 가사도우미 서비스 일자리를 얻으려고 등록한 남자 대학생의 숫자가 여대생 수를 넘어섰다고 신경보(新京報)가 5일 보도했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가사도우미직을 얻으러 26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지난 4일 오후 베이징에 상경한 대학생 50명도 마찬가지. 50명 중 26명은 남학생. 18명은 대학원생이다. 이들 쓰촨 출신 남자 대학생들은 가사도우미 활동을 위해 ‘쓰촨총각들’이란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이들 중 한 명인 리쭝웨이(李宗偉)는 “가사업무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남학생들은 주인의 비밀을 더 잘 지킬 수 있고 노인이나 환자 아이들을 돌보는 데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여성 가사도우미가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외국에서도 남성 보모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추세는 취업난과 함께 전반적으로 대학생이 마땅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중국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월 초봉이 대졸자 1800위안(약 22만원), 전문대졸업자 1500위안(약 18만원)인 것에 비교하면 가사도우미는 적지 않은 소득을 올린다. 리쭝웨이는 “가사도우미는 보통 월 1000위안(약 12만원) 이상을 받지만 청두에서 다른 직장은 보통 800위안(10만원) 안팎을 받는다”며 “베이징에서는 기업도 많고 기회도 많다”고 설명했다.
보모 아르바이트직을 구하러 베이징에 온 여대생 왕쭈위안(王祖媛)은 “대학생들의 생각은 새로워 아이들과도 세대차이가 작다”며 “올해 약 400명의 대학 재학생이 가사도우미직을 얻으려고 등록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가사도우미를 채용하는 가정은 대개 베이징의 중상류층. 대학생 가사도우미를 자녀 가정교사로도 활용하며 때에 따라서는 개인 사교모임에 대동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예비 대학생 가사도우미들은 어린이 보호, 청소, 애완동물 관리, 가정의례, 직업윤리 등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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