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삼풍사고 12주년 위령탑 찾은 유족들

입력 : 2007-06-29 17:07:00 수정 : 2007-06-29 17:07:0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아직도 대형사고가 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쿵쾅쿵쾅 뛰어요.”
주부 임미정(가명·58)씨는 12년 전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사랑하는 딸을 먼저 하늘로 보낸 이후 활짝 웃은 기억이 별로 없다. 임씨의 딸 김지윤(당시 21세)씨는 1995년 6월29일 서울 서초동에서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이 세상과 작별했다. 이 사고로 지윤씨를 포함해 502명이 숨지고 940명이 다치는 등 국내 단일 사고로는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지만 유가족들의 고통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멈추지 않고 있다.
임씨는 딸의 12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장맛비가 쏟아지는데도 꽃다발을 사들고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에 있는 삼풍참사 위령탑을 찾았다. 임씨는 지금까지 수없이 보아 온 위령탑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임씨는 “살아있으면 시집 가서 아이도 낳고 그랬을 텐데…”라며 탑에 새겨진 딸의 이름을 손수건으로 닦고 또 닦으면서 연방 눈물을 쏟았다.
1995년 사고가 나던 날 임씨는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낯선 여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지윤씨와 백화점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며 TV를 보라고 했던 것. TV를 켜자 백화점이 무너지는 장면이 계속 나왔고, 임씨는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던 아들에게 “백화점이 무너져 누나가 죽었단다”라고 중얼거렸다.
이후 임씨는 TV로 크고 작은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흥분된 마음을 좀처럼 진정시키지 못한다. 지난 25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사고 소식을 접했을 때도 딸의 얼굴이 먼저 떠올라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 임씨는 “그날 사고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었는데, 이후에도 큰 사고를 보면 당시 상황이 떠 오른다”며 아픔을 전했다.
한편 유족들은 29일 오전 시민의 숲 삼풍참사 위령탑에서 12주기 추모회를 열 예정이다.
유덕영·유태영 기자
fired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