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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관광 명소를 찾아

입력 : 2007-05-30 00:00:00 수정 : 2007-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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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휴에 손님을 맞이 했다. 내가 직접 아는 사람이 아닌 친구의 친구인데 휴가를 잡아 이 곳 슬로베니아에 왔다. 그 덕에 여기 저기 다녀왔다. 날씨가 좋아 먼저 바다 쪽에 갔다.

슬로베니아 해안선은 그리 길지 않다. 이탈리아 국경인 Ankaran(앙카란)에서 크로아티아 국경인 Sečovlje(세쵸울례)까지 차를 타고 내려가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먼저 우리가 묵은 Izola(이졸라) 해변가에 갔다. 이른 시간인데도 자리 펴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사진 1)

햇살은 따가웠지만 아직 바닷물은 차가운 탓에 수영을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를 한 바퀴 돌고 Sečovlje(세쵸울례)에 있는 염전엘 갔다. (사진 2)

이 염전은 아직도 재래식으로 염전을 만드는데 맛이 아주 좋다. 소금 성분이 다른 소금과 어떻게 다른 지는 모르겠지만 이 천연 소금은 입에 넣으면 그리 짜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
이 든다.



우리는 대체로 채소를 삶아서 나물을 만들어 먹는데 여기는 웬만한 채소는 소금, 올리브 기름, 식초를 넣고 버무려 생으로 먹는다. 흔히 말하는 샐러드가 그렇다.

연휴에다 날씨가 좋아 바닷가에는 차들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그 곳에 사는 친구에게 염전에 가는 뒷길을 물어 산길로 돌아 갔다. 가면서 아래 길을 보니 차가 멈춰 서 있다. 이럴 땐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전에 이 염전에 왔을 때는 그냥 둘러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차를 대고 걸어 갔다 오면 족히 한 시간은 걸리는 데다 입장료 아깝다고 안내 비디오까지 보고 소금 판매장 들르면 두 시간은 걸릴 것 같아 다음 목적지인 Piran(피란)으로 향했다.





혹시나 하고 바닷가 쪽 주차장엘 갔는데 역시 빈자리가 없어 입구에서 돌아 나왔다. 그래서 또 뒷길로 돌아 불법 주차를 잠깐 해 두고 서둘러 성으로 갔다. 성에 올라가니 날씨가 좋아 피란 시내와 바다까지 한 눈에 훤히 내려다 보인다. (사진 3, 4) 여러 번 와 본 곳인데 사람이 이렇게 많을 걸 본 건 처음이다. 주차해 놓은 차가 걱정이 되어 빠른 걸음으로 아래 성당까지만 내려가고 시내 구경은 못하고 가볍게 점심을 먹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Škocjanske jame(슈코치얀 동굴). 일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은 Postojna(포스토이나) 동굴이다. 이 Postojna 동굴은 손님들이 관광책자를 보고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여러 번 간 탓에 이번에는 좀 피하고 싶었다.

Postojna 동굴은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다. 세계 각국 말(한국말도 있음)로 된 안내 팜플렛도 있고 또 동굴 안내도 여러 나라 말로 하고 있다. 처음 갔을 때는 이 탄광차 같은 청룡열차가 재미있고 신기해서 이 열차를 또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몇 번 가 보니 좀 식상해 졌다.

그리고 슬로베니아 친구들이 Postojna 동굴보다 Škocjan 동굴이 규모도 더 크고 웅장한데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도 되어 있으니 볼 만 할 거라며 꼭 가보라고 해서 이번에는 Škocjan 동굴로 목적지를 정했다. 매표소에서 한 이십 분 산길을 걸어 내려가(사진 5) 슬로베니아어 가이드와 영어 가이드로 나누어 안내를 받으며 동굴에 들어갔다.



Postojna 동굴처럼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고 오르막 내리막 길이 많은 데다 구름다리 저 아래로 물살이 심한 강이 흐르고 있는 곳이 있어 나이 많으신 어르신, 심장 약한 사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입장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자연의 신비에 감동하고 동굴의 규모에도 놀랐다.

톰 소여나 허클베리가 어딘가에서 아직도 살고 있을 것 같아 흔적을 찾아 보았지만 내 시력으론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니 이건 거짓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천진난만한 마음에서 동굴 구석구석을 본 게 아니고 애꾸눈 선장이 숨겨놓은 금괴를 찾고 싶었다.

동굴을 보호하기 위해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동굴 안을 소개 못 하는 게 영 섭섭하다. 동굴을 빠져 나오자 푸른 나뭇잎이 봄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 눈이 부셨다. 뒤는 칠흑 같은 어둠 앞은 눈부신 광명. 이 조화가 너무도 산뜻함을 느끼게 했다. (사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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