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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벽화 같은 원초성 그리고 싶었던 화가 홍종명

입력 : 2007-05-01 18:02:00 수정 : 2007-05-01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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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갤러리, 16일까지 작고 작가 5인전 “어렸을 때 본 강서고분의 퇴색된 벽화 맛 같은 현대적인 미를 표현해 보고 싶다. 서구적 재료를 쓰지만 어찌 서구인을 따르려 하겠나, 내 나름대로 토속적인 특색을 살려, 고담적(古談的)인 고분벽화의 미적 감정으로, 양수리에서 본 논두렁을 걸어 집으로 향하는 아낙네처럼 소박하고도 강렬한 회화적인 가치관을 찾아 펼쳐 보이리라. 버스 여행도 모든 사물을 보고 느끼게 하니, 이 모두가 예술의 연장이다.”
생전에 홍종명 화백이 남긴 글이다. 그의 작품은 구체적인 사물세계를 떠난, 애니미즘적 환상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꽃이라든지, 물고기, 새, 사람 같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적 생명체를 가진 사물들을 모티브로 하되 그것은 화면형상으로 변조되며 어떤 종류의 신성이 지배하는 태고의 벽화와도 같다. 문명 상태에서 사는 오늘의 인간들이 그것과는 이완된 태초의 지점을 갈구하는 것과 같은 토속적인 원초성이 기저에 깔려 있다. 도시의 현란한 어지러움 속에서 작가는 저 어둠침침한 지하 어딘가에 묻혀 있어 오랫동안 영혼의 불빛을 기다리는 고분벽화의 기나긴 연륜의 기다림을 사색했다.
인사동 명갤러리에서 16일까지 열리는 ‘작고 작가 명작 5인전’엔 석나경 김원 김영주 박영선의 작품과 함께 홍종명의 그림도 출품됐다.
홍종명은 일본 동경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였고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개인전,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제 2회, 6회 국전 문교부 장관상, 대한민국 기독교미술상, 예술원 회장상, 국민훈장 목련장 예술문화장(공로상), 문화훈장 은관훈장을 수상했다. (02)720-4716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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