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치 형태 찾고자한 그의 사상 재조명 1651년 영국에서 발간된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청교도혁명이 일어나고 봉건제가 쇠퇴기에 들어서던 당시 유럽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왔던 책이다. ‘리바이어던’은 ‘괴물,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 성악설, 전제군주제’ 등 다소 어두운 키워드로 기억된다. 출간 이후 종교계의 거센 반발로 금서가 되기도 했던 이 책이 법과 정치·경제·철학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게 컸고, 내용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홉스의 사상은 35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재조명돼야 할 필요를 갖는다. 당시에는 생소한 개념이던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 즉 ‘자연 상태’가 현재 국제사회의 현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각종 국제테러사태, 미국의 대테러 전쟁은 서로가 투쟁하는 자연 상태의 전형적인 예가 된다. ‘만인’이 의미하는 사람이 국가로 바뀌었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사계절출판사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풀어낸 사상서 시리즈 ‘주니어클래식’ 4편인 ‘리바이어던, 근대국가의 탄생’은 현직 일간지 국제부장이며 홉스의 사상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홉스의 사상을 좀더 대중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펴낸 책이다.
‘리바이어던’은 잘 알려져 있듯 근대 국가의 근원을 분석한 사상서다. 한정된 재화를 놓고 만인이 서로 경쟁하고 싸워야 하는 ‘자연 상태’의 인간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계약을 통해 자연권을 제한하는 동시에 국가에 권리를 일임하고 복종해야 하며, 따라서 강력한 국가는 필연적이고 절대주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고등학생의 논술준비용이나 청소년·대학생 권장도서로 늘 선정되는 책이지만, 요약본만을 접한 사람들에게는 전제군주제를 옹호하고 성악설을 강조한다는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읽기 쉬우면서도 홉스의 인간론과 국가론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홉스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떨쳐낸다.
저자는 홉스의 사상이 인간 본성에 대한 해석, 국가의 근원을 완벽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평화의 법칙을 찾아내고 현대국가의 나아갈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또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쓴 이유는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를 찾아내고자 한 것임을 강조하고, 홉스의 논리적이고 평화주의적인 사상이 재조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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