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자연…과학적 원리 정확한 이해 응용력 측정

계열별 특성보다 통합교과형 문제 출제

고려대 2008학년도 자연계열 모의 논술고사에서 기존 수리논술 대신 과학·수리·인문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교과형 문제가 출제됐다.
특히 과학을 중심으로 한 원리 이해, 실생활 적용, 과학 영역 간 통합적 이해 정도 등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둬 앞으로 고려대 자연계 논술고사의 경향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주고 있다.
◆모의논술의 특징=화학평형과 완충작용, 힘과 가속도, 관성계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는 과학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한 의도로 봐야 한다.
또 자유무역협정(FTA)과 FTA 타결 시의 영향을 완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협의 내용을 ‘완충용액’의 특성과 비교하도록 하는 실생활 적용 문제가 나왔다. 이는 자연계열 학생들도 사회 현상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과 분석·비판·해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고려대 자연계열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수리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과학적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능력까지 겸비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 대비하기 위해선 수능과 논술 공부를 함께 해야만 한다. 교과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정확한 해결능력(계산, 유추, 응용)을 갖추는 훈련을 하면 수능과 논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또 이러한 대비방법을 통해 고려대가 아닌 다른 대학의 자연계열 통합논술과 심층면접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의 논술고사 길잡이=‘논제 1’은 제시문과 주어진 정보를 통해 산성비의 산성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실험·설계하라는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화학평형과 이온화평형상수의 의미, 각 성분의 평형농도에 따른 pH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평형상수의 상용로그와 화학평형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즉 이러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아세트산과 아세트산나트륨의 혼합비율에 따라 pH가 달라지므로 다양한 pH의 완충용액을 제조한 뒤 대조표를 작성해 산성비의 pH를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논제 2’를 풀기 위해선 생물체 내의 항상성과 효소반응 등 물질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한 조건(항상성)과 생체 내의 환경 변화에 따른 물질대사 속도 변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논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과로나 과격한 운동 후 나타나는 피로의 원인을 유추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과격한 운동을 한 뒤 젖산이 축적되면 세포 내의 환경이 산성화한다. 이로 인해 pH 변화가 일어나 효소의 최적 pH에서 벗어날 경우 효소의 작용이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해야 하는데, 화학평형의 의미와 완충용액, pH가 효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제시문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논제 3’은 완충용액 개념을 FTA의 파급력을 완충하는 제도와 비교해 차이를 분석하라는 문제이다.
쉽게 접해보지 못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황한 학생들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완충용액은 실질적인 완충능력을 가졌지만, 완충제도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만 파악하면 된다.
쉽게 말해 완충제도는 실질적인 완충능력을 가진 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사회·경제적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용을 하므로 완충용액의 완충작용과는 차이가 있다.
‘논제 4’는 관성계에서 어떤 물체의 운동을 관찰했을 때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을 이해하면 풀 수 있다.
물체의 운동을 관찰한다는 것은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관찰자가 물체를 관찰했을 때 느끼는 상대속도와 상대가속도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문제에서 나온 것처럼 ‘뉴턴’은 나무 밑에 앉아 떨어지는 물체를 바라봄으로써 떨어지는 물체의 가속도 정도를 느낄 수 있고, ‘갈릴레이’는 자신이 등가속도 운동을 함으로써 떨어지는 사과의 가속도에 대한 상대가속도를 느낀 것이다.
이런 문제는 고교 과정에서 배운 상대속도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알고 제시문에 나온 것처럼 미분개념을 통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논제 5’는 ‘논제 4’의 내용을 갈릴레이 입장에서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제시문 ㈒, ㈓를 통해 설명하라는 내용이다.
제시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물체의 운동은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다르게 관측된다.
‘코리올리의 힘’이나 행성의 겉보기 운동의 경우 관찰자는 지상의 어느 한 점이 기준이 돼 상대 물체를 관측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수험생들은 이러한 물체의 상대적인 운동을 상대속도와 상대가속도, 또 이로 인해 나타나는 관성력을 통해 설명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원운동을 하고 있는 물체를 바라볼 때 관성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진행방향의 오른쪽 직각으로 관성력이 작용하고 있다. 이 점을 관성계와 고정계의 입장에서 생각한 뒤 이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논제 6’은 단층촬영의 간격을 좁혀 나가면서 촬영을 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수리적 함수와 연결한 뒤 적분을 통해 전체 불순물의 양을 계산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다.
이는 제시문의 이해 능력과 수리적 응용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인데 단층촬영 간격을 세밀히 한다는 뜻과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함수로 표현·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주어진 데이터의 의미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 등을 적절히 제시하면 된다.

이영주 유웨이에듀 통합논술팀 강사

산성비의 산성도를 실험·설계하라
㈎ 1909년 덴마크의 화학자 쇠렌센은 수소 이온 농도 [H+]를 간단한 숫자로 표현하기 위해 수용액 중의 [H+] 역수의 상용로그 값을 pH로 표시하였다. 순수한 물에 산이나 염기를 가하면 수용액의 성질은 크게 변한다. 그러나 실험실에서의 일부 화학 반응이나 동식물의 체내에서는 상당한 양의 산이나 염기가 가해지더라도 pH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즉 좁은 범위 내에서 pH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외부의 산이나 염기가 가해지더라도 용액의 pH가 변하지 않는 성질을 가져야 한다. 이런 용액을 완충 용액(buffer solution)이라고 하며, 그 계를 완충계(buffer system)라고 한다. …중략…
㈏세포의 활동으로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혈액을 통해 이동한다. 이산화탄소는 산소보다 물에 더 잘 녹으므로 전체 이산화탄소 중 약 7∼8%는 혈장에 용해되어 탄산 형태로 운반된다.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는 적혈구로 들어가 그 중 약 20%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하고 나머지는 적혈구에 있는 탄산무수화 효소에 의해 다음과 같이 탄산수소 이온으로 변한다. …중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었다. 협정의 결과 국내의 농업 분야가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단은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노력했고, 이런 노력이 대부분 협상 결과에 반영됐다고 발표하였다. 협상단은 그 예로 “돼지고기는 최장 10년, 닭고기는 10년 이상, 소고기는 15년, 사과와 배는 20년, 오렌지는 7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 또는 인하하기로 함으로써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강조했고, 일정 물량만 관세를 인하하는 저율할당관세(TRQ), 수확기에 관세를 올리는 계절관세 등의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고 발표하였다. …중략…
㈑뉴턴은 순간 변화율의 개념을 이용하여 물체의 운동을 기술하였다. 그에 따르면 xy-면 위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경우, 시각 t에서의 위치를
로 표시할 때,
순간 속도
순간가속도
로 주어진다.
㈒물체의 운동은 관찰자 자신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다르게 관측된다. 예를 들어 빠르게 움직이는 기차의 속도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과 제자리에 서있는 사람이 각각 측정한다면 두 사람이 느끼는 기차의 속도는 서로 다를 것이다. …중략…
㈓화성의 겉보기 운동은 화성에 비하여 빠른 속도로 공전하고 있는 지구에서 화성을 관측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지구와 화성의 위치관계가 변하여 일어난다.
예를 들어 지구가 A에서 E로 위치를 옮겨감에 따라 화성의 위치는 A에서 E로 옮겨가는 것처럼 보이게 되므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겉보기 운동이 나타난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