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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지구의 온난화 신음 안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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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난 6일 지구온난화에 관한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금처럼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지구상 주요 동식물의 대부분이 금세기 안에 멸종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보고서는 물부족 심화, 해충 창궐, 전염병 확산, 폭염, 가뭄, 홍수, 기아 등 지구 미래에 대한 우울한 전망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러한 전망이 세계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오는 17일 사상 처음으로 기후변화를 안보 의제로 논의하기로 했다. IPCC는 이보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지구온난화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보고서는 금세기 말에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최고 6.4도까지 올라갈 수 있고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녹아 해수면도 최대 5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에 발표된 IPCC의 이 두 보고서는 지구환경 문제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금세기 말에 이르면 소나무, 전나무, 밤나무 등이 고사하는 등 한반도에 현존하는 모든 산림생물이 멸종위기를 맞을 것으로 경고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고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국제 협력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석탄과 석유 사용을 감축하고 태양열·풍력·조력 등 대체에너지를 널리 활용하며 녹화사업을 증대하고 이산화탄소 고정화기술을 개발해 실용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자동차나 에어컨, 전기전자기기 등으로 일관된 현대 산업사회의 에너지 소비 형태를 크게 개선해야 한다.
유엔은 1988년부터 석탄과 석유 사용량의 감축 등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여왔다. 그 결과로 이루어진 1997년의 교토의정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삭감을 선진국에 의무화했지만 주요 배출국인 미국, 중국, 인도 등이 서명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며 중국과 인도는 지난 10년간 화석연료 사용량이 가장 급속히 증가한 국가들이다. 특히 중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배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17일에 개최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이들 국가가 교토의정서에 서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 서명한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웃나라 녹화사업 증대이다. 교토의정서는 녹화사업을 이산화탄소 감축으로 인정해주고 있으며 타국에 실시하는 녹화도 시행국의 몫으로 간주하고 있다. 몽골이나 중국, 북한에 녹화사업을 실시해 감축 의무 이행과 동시에 황사를 방지하고 동포를 돕는 것이 우리에게는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또 다른 급선무는 온난화 피해 대책이다. 최근 국제기관에서 실시한 지구온난화 취약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극 빙하의 해빙에 의한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르웨이가 세계 100개국 중 1위로, 우리나라가 20위로 평가됐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많은 공업지대와 도시, 농경지 등이 해안지대에 위치해 해수면 상승과 태풍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른 시일 내에 댐 건설이나 하천 준설, 제방 증고(둑 높이기)와 같은 치수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해안지대, 저지대, 경사지와 같은 취약지대를 선정해 정비하는 등 국토를 크게 한 번 손질해야 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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