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모든 것’을 비롯해 투톱 여성드라마의 경우에는 전통적으로 두 연기자 뿐 아니라 양측 팬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과 경쟁심이 발발해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만들곤 했다. 크레딧의 이름 순서가 누가 먼저이냐를 두고 자존심을 다투는 사례는 고전이 됐을 정도다.
그러나 투톱 남성드라마를 향해 방송을 타기전부터 뜨거운 라이벌 열기가 일고 있는 것은 드문 사례다. 이는 마니아드라마 ‘부활’의 작가와 연출자가 다시 뭉쳤다는 ‘마왕’의 태생과 진작에 두터운 열혈팬을 자랑해온 두 연기자의 특성에서 비롯했다. 드라마 마니아들의 활동 본거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인터넷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각종 갤러리에는 이미 엄태웅의 전작인 ‘부활’갤러리, 주지훈의 전작인 ‘궁’갤러리, ‘주지훈’ 갤러리 등이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들은 ‘마왕’의 이름 아래 집결해 합동 응원전을 펼치는가 하면 엄태웅 위주의 포스터, 주지훈 중심의 포스터 등을 자체 제작해 경쟁을 벌이고, 두 사람의 매력을 비교한 동영상을 만들어 감상하는 등 진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죽하면 양측 팬들 사이에 불필요한 설전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마왕’ 갤러리는 따로 만들지 말자는 의견까지 대두됐다.
두 연기자의 한 관계자는 “엄태웅이나 주지훈 모두 20∼40대까지 열정 만점의 골수팬들이 있어 사이버상에서 잠시 과열 신경전의 증후가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발적으로 자제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두 연기자 모두에게 기분좋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굵직한 마니아집단의 집단 성원을 받고 있는 ‘두 야누스’ 엄태웅과 주지훈은 지난 12일 제작발표회의 포토타임에서 팔짱까지 끼며 우정과 선의의 경쟁을 훈훈하게 다짐했다.
스포츠월드 조재원기자 otaku@sportsworldi.com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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