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에 따르면 11일 방영된 ‘KBS 스페셜: 차마고도 5000㎞를 가다’ 편은 전국 10.3%(수도권 10.6%)를 기록했다. 같은날 밤에 방송된 ‘SBS스페셜: 차마고도 1000일의 기록-캄(Kham)’ 은 9.0%(수도권 9.5%)의 시청률을 보였다. 시청률 단순 비교에선 KBS 스페셜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SBS 스페셜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양사는 지난주 차마고도 관련 다큐멘터리를 같은 날 편성하며 갈등을 빚었다. 차마고도(茶馬古道)란 중국 서남부 윈난, 쓰촨에서 티베트를 넘어 네팔과 인도까지 이어지는 약 5000Km의 고대 문명교역로를 가리킨다.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이 교환돼 차마고도란 이름이 붙여졌다.
우선 시청률로만 본다면 KBS의 한판승이다. KBS 스페셜이 전통적인 드라마타임인 밤 8시대에 편성됐다는 점에서 두자릿수 시청률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이는 오랫동안 다큐 전문 프로로 명성을 쌓아온 ‘KBS 스페셜’의 브랜드 덕도 크다.
특히 KBS 스페셜이 KBS2 주말연속극 ‘행복한 여자’나 MBC ‘문희’에겐 뒤졌지만 SBS 간판프로인 8시 뉴스보다 시청률이 높았다. 이런 점에서 KBS의 맞불 작전은 어느정도 성공한 셈이다.
KBS 스페셜: 차마고도 5000㎞를 가다 |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SBS가 앞선다. KBS 다큐가 평면적 구성과 평범한 포맷으로 일관한 데 비해 SBS는 1900년대 초 차마고도를 여행한 프랑스인 다비드넬의 여정을 교차시키며 참신한 접근을 시도했다. 게다가 KBS는 교역로에 대한 지도 표시가 전혀 없고 자막도 작아 시청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다.
아무래도 KBS가 SBS 스페셜에 앞서 긴급 편성하다보니 프로그램 질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S는 애초 차마고도 관련 6부작 다큐를 오는 9월 방송할 예정이었다.
덕분에 SBS 스페셜은 밤 11시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동시간대의 KBS ‘역사기행’(전국 4.2%)이나 MBC의 ‘특별기획 황하’(4,4%) 등 보다 두배나 높은 시청률을 보여줬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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