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며 성적이 오르길 기대하지만 막연한 기대는 실망만 부를 수 있다. 학원을 선택하기 전에 취약 과목의 성취 목표는 어느 정도에 둬야 할지, 또 강사 수준은 괜찮은지 검토하지 않으면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중·고생의 올바른 학원 선택법을 알아본다.
◆왜 학원에 가는지부터 따져보자=학원을 선택하기 전에 우선 “학원이 왜 필요한지” 질문부터 던져봐야 한다.
‘안 가면 불안하니까’, ‘친구들이 전부 다니니까’, ‘학원에 있으면 성적이 오를 것 같아서’라는 이유라면 학교 공부부터 충실히 하는 것이 좋다.
학교의 수업 진도가 너무 빨라 이해하기 힘들어 이를 보충한다거나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목적이 있어야 한다.
특목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이라면 학교 교육만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학원을 찾을 수 있다. 고교생은 학교에서 대비하기 힘든 논술교육이나 수능 특정 영역의 보강 등 목적 의식을 갖고 학원을 선택해야 한다. 목적이 있어야 목표도 생기고, 목표가 생겨야 공부하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새학기 시작에 맞춰 새로운 학원을 선택할 때는 취약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실속’을 따져봐야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수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학부모는 흔히 자신의 경험에 비춰 학원을 단순히 수업만 하는 곳이라고 여기는데, 이는 틀린 생각이다. 사교육업계에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많은 학원들이 각종 입시정보를 제공하고 맞춤식 진학·학습 상담을 하고 있다.
열악한 학원일수록 상담이나 정보 제공을 등한시할 수 있으니 수강하려는 학원이 이런 곳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중·고교생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동거리이다.
학원은 너무 멀면 체력적으로 힘들 뿐 아니라 허비하는 시간도 많아지므로 왕복 1시간 이내가 좋다.
집이나 학교에서 가까운 학원은 ‘지역밀착형’이 많아 내신에 대한 맞춤식 대비도 가능하다. 시내 대형학원보다 인원이 적어 학생 개인 관리가 더 철저한 것 또한 장점이다.
이런 학원들은 학생의 출결 상황과 수강 태도, 성적 향상 정도를 일일이 점검해 학부모 상담을 통해 알려주는 것도 대형 학원보다 좋은 점이다.
반면 대형 학원은 동네 소규모 학원보다 우수한 강사가 많아 입시정보가 풍부하다. 또 수강생이 많아 수준별 수업이 가능하고, 다른 학생들의 공부법을 배울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학원만 다니면 무조건 성적이 오른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홍보하거나 강사가 너무 자주 바뀌는 학원은 피해야 한다.
◆이름난 학원과 내 점수는 별개=학원을 선택할 때 수업을 미리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학원의 명성이나 ‘스타 강사’ 유무로 학원을 선택하는데, 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학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맛보기 강의’를 제공하는데, 강의를 하나씩 꼼꼼히 들어보고 좋은 강의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강사가 교과의 핵심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는지, 참고서와 강의의 수준이 맞는지, 강의 속도는 적절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런 게 귀찮아 강사가 명문대학을 나왔는지를 학원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좋은 강사와 출신 대학 수준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혼자서 학원을 결정하기 힘들다면 이미 수강해본 선배나 친구들로부터 정보를 얻도록 한다.
또 현재 얼마나 많은 강의를 하고 있으며, 과거 강의 횟수와 수강생 수가 얼마인지 확인하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논·구술학원 선택은 신중하게=2008학년도부터 주요 대학들이 통합논술을 도입하면서 논·구술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논술교육 노하우가 부족하거나 강사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
논·구술학원은 일반 학원보다 수강료가 비싸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 따라서 ‘논술 속성교육’, ‘○개월 내 완성’과 같은 홍보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 강사와 커리큘럼이 있는지 점검하도록 한다. 특히 강사가 가르치고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받아적기만 하는 논술학원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수업 진행 방식이 강사와 학생이 함께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되는지 살펴보고, 개별 첨삭과 수준에 따른 면담 등 수강생 개별 관리 시스템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논술과 구술, 심층면접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를 통합적으로 가르치는지도 점검해야 할 사항이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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