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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장동건의 ‘귀여운 굴욕’

입력 : 2007-02-07 10:20:00 수정 : 2007-02-0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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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고, 잘 생기고, 어느 곳 하나 모자람이 없어 보이는 완벽한 미남 모델들의 ‘귀여운 굴욕’이 엿보기의 재미를 톡톡히 선사하고 있다. 스타 모델들의 외모 및 매력을 각종 테크닉을 동원해 극대화해온 광고가 이제는 거꾸로 그들의 빈틈을 흥미롭게 조명하는 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미남스타의 대명사인 장동건과 강동원의 최근 출연작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랑하는 여인을 오래오래 지켜줄 것 같은 로맨틱히어로나 세련된 수트가 잘 어울리는 이상적인 성공남에 제격인 장동건은 휴대용 게임기브랜드인 닌텐도DS CF에서 58세의 뇌연령에 낙담하고, 영어 학습에도 쩔쩔 매는 주인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놀래켰다. 다소 거창하게 말해 장동건의 CF 출연 사상 인간적인 ‘빈틈’을 가장 많이 노출한 광고라고 규정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가하면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우수의 눈빛을 머금은 채 여성시청자의 감성을 감미롭게 노크해온 강동원은 휴대폰브랜드 LG싸이언 CF에서 자신의 특화된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뒤집는 묘한 기술로 옆구리를 간지럽히고 있다. 럭셔리 패션 화보를 촬영하는 듯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기묘한 팔 동작을 구사하는 강동원이 알고보니 등이 가려워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는 설정이나, 그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만도린을 연주하며 김태희한테 구애의 표시로 휴대폰을 선물하지만 그것이 인기 많은 도도한 여인인 김태희의 휴대폰 선물 컬렉션에 이미 들어있는 것이었다는 스토리의 LG싸이언 CF에서 강동원은 짱짱한 스타일을 뽐내는 동시에 대략 난감한 굴욕도 감내한다.
장동건과 강동원 같은 멋진 남자의 실패담, 인간적인 헛점 등을 다룬 두 광고는 일단 의외성을 통한 재미를 사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노림수를 획득하기 위해 전체적으로는 판이한 화법을 취했음에도 시청자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닌텐도 DS 광고의 경우 거실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노는 장동건의 모습을 특별한 카메라 워킹 없이 비춘다. 휴대용 게임기로 뇌연령을 측정했다가 58세라는 판정을 받은 뒤 한숨의 입김을 내뱉어 앞 머리카락까지 휘날리고, 게임기의 듣기 기능으로 원어민의 영어 발음을 접한 뒤 어물어물 따라하는 장동건의 어리숙한 행동은 자연스러운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집중해있다. 끝까지 장동건이 화면을 정면으로 응시한 채 제품을 자랑하는 장면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싸이언 광고는 닌텐도 DS 광고와 달리 상당히 세련미 넘치는 영상과 리듬감있는 전개 방식으로 연출의 흔적을 강조했음에도 강동원의 시선을 단 한 차례도 시청자의 눈과 마주치지 않도록 처리했다. 장동건과 강동원이 말로 시청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메시지가 없다는 점도 공통 분모다. 결국 시청자들은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멋진 남자의 빈틈을 능동적으로 발견하고 훔쳐보며 눈높이의 공감과 쾌감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손맛이 깃든 순간 포착에 따른, 이른바 스타의 굴욕 사진이 인터넷상에 떠돌며 인기를 모은 현상과 비슷한 심리의 자극점을 이들 광고가 제공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가학의 재미도 포함돼있는 네티즌들의 ‘스타의 굴욕 찾아 삼만리’와 다른 게 있다면 광고의 특성상 이들 스타모델의 굴욕, 혹은 빈틈 노출은 새로운 매력으로 치환될 수 있을 만큼 한결 정제돼있고 얌전하다는 점일 것이다.

스포츠월드 조재원 기자
otak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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