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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동북아 하늘길 전쟁] ③ 상업주의 무장한 나고야 주부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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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11-25 20:33:57 수정 : 2007-11-25 20: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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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전체가 거대 쇼핑몰 日 역발상 경영 ''노다지''  
◇스카이데크에서 바라본 주부공항 전경.

일본은 야심차게 추진해온 ‘간사이공항(1994년 개항) 프로젝트’가 실패하면서 동북아 지역 공항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항공기 착륙 수수료에다 낡은 시설과 소음공해 등으로 공항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비효율적인 요소들이 발전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최근 나리타공항의 개혁과 2005년 주부(中部)공항 개항을 계기로 동북아 하늘길 확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일본 공항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도입한 주부공항은 일본 공항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상업성 지향한 개방형 공항=주부공항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하는 민간공항이란 점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도요타가 전체적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건설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효율성을 추구한다.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지향하고 규모도 최소화해 초기 투자비용을 줄였다. 특히 주부공항은 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해 파격적인 운영 개념을 도입했다. 

여객터미널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일부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개방해 탑승객이 아닌 관광객도 드나들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출국장의 경우 동쪽은 국내선, 서쪽은 국제선으로 구분하고 국내선은 탑승게이트까지 환송객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했다. 

여객터미널 4층 엔틀러 300m를 모두 개방해 전망대(스카이 데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눈앞에서 항공기 이착륙 모습을 볼 수 있고, 사진촬영까지 가능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항 측은 보안요원과 감시카메라 5대만을 설치했을 뿐이라며 테러 위협 등 보안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보안을 이유로 각종 시설 출입을 제한하는 다른 공항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주부공항은 그 자체가 하나의 쇼핑몰이다.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4층에 서양식과 일본식 상점 60곳을 배치해 공항 이용객들이 취향에 따라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식 상가 한켠에는 공항 활주로를 내려다보며 휴식할 수 있는 목욕탕까지 갖추고 있다. 

공항 1층 정원에는 웨딩홀을 마련해 인근 주민들이 결혼식을 치를 수 있게 했다. 접근 교통시설은 3.7㎞의 교량과 연결된 고속도로와 철도, 선박 진입도 가능하다. 

또한 철도와 택시, 노선버스, 페리, 렌터카, 주차장 기능을 한곳에 모은 복합교통센터를 여객터미널과 분리 배치해 공항내 혼잡을 최소화했다. 공항 관계자는 “주부공항은 공항 전체수익의 60%를 비항공수익이 차지한다”며 “공항시설 개방으로 항공기 탑승객이 아닌 일반 방문객만 연간 3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공항의 비전과 한계=주부공항은 일본 나고야 중심부에서 35㎞쯤 떨어진 도코나메시 해상을 매립해 인공섬으로 조성됐다. 연간 이용객 1235만여명, 화물 27만여t을 운송하고 있다. 항공기 운항횟수는 연간 10만여회이며, 현재 26개 항공사가 31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이 여객 2800만여명을 운송하고 화물 276만여t을 처리한 것과 비교할 때 동북아 중심공항으로 불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하지만 나리타와 간사이로 대표되는 일본 공항에 주부공항이 가세함에 따라 이들 공항이 연계된다면 의외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주부공항의 최대 강점은 국내선과 국제선이 같은 터미널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일본 지방에서 해외로 떠나는 승객들은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주부공항에 도착한 뒤 곧장 국제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현재 도쿄 지역의 공항은 국내선의 하네다, 국제선의 나리타로 나뉘어 있고, 오사카도 이타미와 간사이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부공항 운영이 본궤도에 들어서면 국제선과 국내선의 ‘원스톱 환승’ 기능을 내세워 외국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을 대거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항 측은 인근에 도요타, 혼다, 스즈키 등 자동차업체와 소니, 샤프, 산요 등 전자업체 공장이 밀집한 점을 들어 기업체의 출장 및 화물 운송 수요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간사이나 나리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기 착륙 수수료로 일본 내 다른 공항들의 가격 파괴를 선도하고 있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우선 활주로(3.5㎞짜리)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마저도 바다를 메워 섬을 만든 탓에 추가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해 공항의 덩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일주일에 8시간씩 정비를 위해 공항 문을 닫는 바람에 항공기가 밤늦게 운항하다보면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최근에는 개항 초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측풍(cross wind)이 말썽이다. 측풍은 말그대로 옆에서 부는 바람인데 항공기 이착륙에 치명적이다. 

주부공항 관계자는 “개항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바람 때문에 걱정이 많다”면서 “측풍을 피하기 위해선 활주로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이럴 경우 주거지역으로 항공기가 날아 다니면서 소음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나고야 주부공항=박병진 기자 “공공 부문에 민간 기업의 노하우를 접목해 편안하고 안전한 공항을 만들겠습니다.” 

주부(中部)공항 오가사와라 히로아키 홍보실장(사진)은 “주부공항의 최종 목표는 일본 중부지방과 여타 지역 및 해외를 연결하는 허브공항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는 동북아 항공물류 수요에 대한 성장전략은. 
“도요타를 비롯한 많은 일본 제조업체들의 본부가 주부공항이 있는 중부지역에 위치해 지리적인 이점이 크다. 그동안 나고야공항의 화물처리능력 부족으로 도쿄 나리타공항과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뺏긴 화물의 상당 부분을 주부공항이 가져올 것이다. 현재 주부에는 주당 50여편의 화물기가 운항하며, 조만간 화물기 운항편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비싼 항공기 착륙료로 성장에 어려움이 많은 걸로 아는데. 
“주부는 B747-400기종(395t) 기준으로 65만5700엔을 받고 있다. 물론 인천공항이나 푸둥공항, 창이공항에 비해선 1.5∼2.5배가량 비싸지만 간사이(90만8500엔)와 나리타(82만9500엔)와 비교하면 일본 내에선 우위에 있다. 꾸준히 수수료를 인하한 결과다. 앞으로도 항공노선의 확대를 위해 항공사 이용 수수료 등을 내릴 계획이다.” 

―향후 공항 확장계획은.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여객터미널 국제선 확장계획을 갖고 있다.”
 
―다른 공항과 협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아시아 다른 국가의 대형 공항들과 달리 일본에는 이렇다 할 허브공항이 없다. 이들 외국 공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본 공항 간 연계가 절실하다. 나리타, 간사이공항 등과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일중을 연결하는 셔틀항공편을 개설한다면 3국이 단일권 도시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성이 있다고 보는가. 
“여객과 화물 모든 면에서 편의성 증대와 항공수요를 촉진하는 면이 있어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나고야 주부공항=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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