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ㆍ모발 이식술 효과… 생활 습관을 바꿔야 본격적인 취업 시즌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면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관상 성형, 피부 관리 등이 붐을 이루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탈모가 고민인 사람들에게 관상 성형 등은 ‘배부른 고민’이다. 20∼30대 탈모 환자가 급증하면서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의 ‘머리 빠지는 고민’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 두피클리닉이 4개월간 병원에 온 환자 673명을 분석한 결과 20∼30대 환자가 79%(533명)에 달했다.
탈모의 주된 원인은 노화와 유전이지만,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젊은 층에 나타나는 탈모는 흡연, 과음, 과식, 환경오염, 헤어제품 오남용 등으로 심해진다.
취업 준비생 강모(29)씨는 “두 달 전부터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머리카락이 빠져 탈모 치료를 시작했다”며 “집안에 대머리인 사람이 없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20∼30대에게 탈모는 자신감 상실로 이어진다. 탈모 관련 인터넷동호회 회원 3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탈모라는 사실이 가장 슬플 때는 ‘사람들과 첫 대면을 할 때’라고 응답한 사람이 64%에 달했다. 또 다른 설문에서는 68%의 응답자가 탈모로 인해 생긴 가장 큰 고민거리로 ‘자신감 상실’을 꼽았다.
탈모가 시작됐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자신의 탈모 치료에 실패할 정도로 탈모와의 싸움은 힘겹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힘을 조금 빌리고, 생활 습관 개선이라는 ‘명약’을 사용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젊은 나이에 탈모가 시작됐다는 것은 그만큼 빨리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선 약물 치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받은 약품으로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이 있다.
프로페시아는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DHT 수치를 떨어뜨려 증상을 호전시킨다. 미녹시딜은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됐으나 부수적인 효과로 머리카락이 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탈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여성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 치료는 보통 6∼12개월 정도 복용해야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심하게 탈모가 진행된 사람은 약물 치료를 통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때는 뒷머리 모발을 원하는 부위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술이 유용하다.
생활 습관도 바꿔야 한다. 흡연, 과음, 과식, 밤샘은 탈모로 가는 지름길이다. 머리카락 역시 신체 여러 기관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영양이 뒷받침돼야 건강할 수 있다.
야채와 단백질이 풍부한 콩류, 등 푸른 생선 등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짜거나 매운 음식,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식품, 커피, 탄산음료 등은 탈모를 촉진한다. 특히 취업 시험을 준비하며 라면이나 분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은 금물이다.
안용성 기자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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