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언어 51∼60번 문항이 정말로 다른 문항보다 정답률이 떨어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통계적으로 그렇다.
2005학년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고사부터 지난해 6월 모의고사까지 역대 언어 영역 51∼60번 문항의 정답률 평균과 영역 전체 정답률 평균과의 차를 살펴보면 마이너스를 넘지 못했다. 즉 51∼60번 문항의 정답률이 영역 전체 정답률보다 높았던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2005학년도 6월 모의고사는 -4.5%포인트, 9월 모의고사는 -4.2%포인트, 수능은 -1.6%에 달했다. 2006학년도 역시 6월 모의고사는 -10.3%포인트, 9월 모의고사는 -2.3%포인트, 수능은 -7.3%포인트였다. 지난해 치러진 2007학년도 6월 모의고사 역시 -2.9%포인트였다. 작게는 1.6%부터 많게는 10.3%까지 51―60번 문항의 정답률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답지를 작성할 때 아예 답 표시를 하지 않았거나 두 개 이상의 번호에 표시를 동시에 한 비율인 BD율 역시 같은 결과를 보인다. 언어 전체문항의 BD율과 51∼60번 BD율 차이 역시 같은 기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51∼60번 문항의 BD율이 늘 전체 문항의 BD율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다. 즉 수험생들이 시간에 쫓게 51∼60번은 풀지 못했거나 답을 두 개 표시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2005학년도 6월 모의고사는 -0.25%포인트, 9월 모의고사는 -0.16%포인트, 수능은 -0.08%포인트였다. 2006학년도 6월 모의고사는 -0.14%포인트, 9월 모의고사와 수능은 각각 -0.09%포인트였다. 2007학년도 6월 모의고사는 -0.14%포인트였다.
결국, 시험시간의 부족으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불만에 찬 수험생들의 목소리는 사실인 것으로 증명된 셈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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