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슈테판 성당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지붕
◈ 여름별궁- 쉰부른 궁전
◈스페인승마학교 그리고 화려한 마차들
비인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차창밖에는 평화로운 들이 눈에 들어온다.
밀밭은 이미 추수가 끝난 곳이 많다. 텅 빈들이 아득히 멀리 펼쳐져 있고 아득한 그리움만 가슴에 피어오른다.
향수가 미치도록 이성을 저려오게 한다.
외로움이건 그리움이건 가슴에 맺히는 것이다.
그래서 외로움이 클 때는 가슴이 조여지며 아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위축되고 오그라진 것을 結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수 비애는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것으로 치료한다.
풀고 돌아가게 하여 치료해나가는 것이다.
침으로 Relax시키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므로 침을 맞으면 마음이 좀 편해지기도 한다.
“소부 어제 補 소상 소충 瀉”는 객수로 가슴이 메어질 때 쓰는 침법 중 하나이다.
더 좋은 방법 브렌디나 꼬냑을 한잔 입에 머금고 있는다.
혀를 마비시키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술의 약성은 소수견흥(消愁遣興)한다. 우수를 없애주고 흥이 나게 한다.
그러나 여행의 가치는 이러한 고독에 휩싸이며 홀로 선 체험들이 모여서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한다. 반바지를 입은 다리가 시리고 왜소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날씨 탓인가 외로움 탓인가?
이런 화두를 씹으며 비엔나로 가고 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음악과 도나우 강물이 흐르는 낭만을 말하면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이야기한다. 음악이란 세계의 공통어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음악에 문외한인 나그네가 비엔나에 들려서 음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격의에 어울리지 않는 단순 무식한 치기일 뿐이다.
사실 음악만 가지고 몇 시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 못한 필자의 글은 아무래도 재미가 없는 내용이 될 것 같다.
오스트리아는 합스브르크 왕가가 650년을 지배하던 당시 유럽에서 위세를 떨쳤던 나라이다.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는 독일, 헝가리, 체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일부를 13세기부터 20세기(1918)까지 통치했다.
유럽의 역사를 만들고 이끌고 주도했던 많은 세월의 흔적들이 스며있는 곳이다. 지나간 大戰시절 군국주의자, 나찌, 파시스트들이 한 때를 설쳤던 나라이다. 그러한 전쟁의 후유증으로 많은 건물과 유적지들이 파괴되었지만 거의 복구가 되었다.
지금은 영세중립국으로 스위스와 함께 복지국가로 군림하고 있다.
숲과 음악의 도시 비엔나!
도나우 강물과 함께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가 흐르고 있을 것 같다.
강물은 그 옛날로부터 지금까지 흐름처럼 앞으로도 흘러가리라.
그러나 흘러가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다. 우리도 세월의 강을 따라 흘러가고 있다.
삶과 사랑 희비와 애증도 흘러간다.
음악은 그러한 삶의 애환(哀歡)을 감동으로 풀어나가고 갈등과 고뇌를 조율(調律)하며 본연의 자리 매김을 하였으리라.
오스트리아는 정확히 발음하면 ‘외스터라이히’라 하여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오스트리아는 동서 유럽의 중앙에 위치한다.
동유럽이 와해되기 전에 체코와 헝가리, 유고 등 이전의 동유럽 공산국가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서북부에는 도이칠란드, 서쪽에는 스위스, 남쪽으로는 만년설로 뒤덮여있는 알프스와 그 너머에는 이탈리아 반도가 펼쳐있다.
외스터라이히는 비엔나와 잘츠부르그 그리고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한 인스부룩 등의 도시가 있다. 이문열의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 나오는 전원적인 도시 그라쯔(Gratz)가 수도의 남쪽에 위치한다.
그리고 모짜르트 生家가 있는 짤스부르그 또한 로마교회의 대사교가 배치되어 한 때 북쪽의 로마라고 불러질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곳이다.
오스트리아의 西部에는 요들송으로 유명한 티롤山群이 있는 곳이고 산악인들이 한번쯤 꼭 들리고 싶어하는 수려한 암벽과 첨탑 봉우리들이 많은 돌로미테가 있다.
이들 곳곳마다 중세의 지나간 그리움이 서려있고 아득한 과거의 추억이 현대와 교차되어 가슴속에 거친 소용돌이가 일어나곤 한다.
이곳에는 왕궁과 사원들은 화려했던 한 시절을 말해준다.
많은 궁성과 문화유적들은 시공을 초월한 상상력의 세계로 나를 인도한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설산의 고요가 그리고 평화로움이 이 나라 곳곳에 함께 숨쉬고 있다.
비엔나
반세기전 식민지 제국주의시대의 추억을 안고 있는 기차, 오리엔탈특급(Oriental Express)을 타고 왔다.
그 ‘동방특급’은 파리에서부터 비엔나를 거쳐서 당시에 공산권이었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유고슬라비아의 베오그라드, 그리스 아테네, 터어키의 이스탄불까지 동방을 향해 달린다고 한다. 점심때쯤 비엔나역에 도착한다.
기차역 대합실은 언제나 떠남과 만남으로 분주하다.
그래서 살아있는 활기를 주기도 한다.
역 앞 인포메이션센타 앞에서 우리와 동일 형질의 몽골리안을 만났다. 그는 제주대학의 독문과에 재학중 독일인호텔학교장의 주선으로 독일에 유학을 와 있는 중이었다.
이곳에 있는 동안 함께 행동하기로 하였다.
장소가 가까운 숙소는 만원이어서 변두리 쪽으로 가서 겨우 숙소를 구하였다.
스웨덴에서 온 고등학생에게 독도법을 맡기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따라서 갔다.
그 나라에서는 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이라 하여 산 속에서 ‘지도와 나침판’을 보며 목표물을 찾아가는 스포츠를 초중고교 때부터 많이 한다.
유명한 실바콤파스(나침판)가 스웨덴Made라는 게 우연이 아니다.
몽골리안 3인은 같은 방에 짐을 풀고 지도와 카메라만 들고 밖으로 나온다.
도시가 방사형으로 뻗어있고 거기에 순환형으로 도로가 연결되어 거미줄 같은 도로망을 형성하고 있다.
아무래도 독일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서 쉽게 다운타운으로 접근하였다.
지나가는 도중 한국인 상점을 지나며 저녁 안주용 쇠고기를 사고 진열된 소주가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칠천원 가량 한다.
칠천원이면 싸구려 포도주를 5-6병을 살 수 있는 돈이고 국내에서 당시 250원하던 소주를 30여병 가량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좋은 술 소주 마시는 것은 포기하고 나쁜 술 포도주를 마시기로 하였다. 우리가 묵을 유스호스텔에서 도나우강을 건너야 중심가에 도달한다.
우리 3인은 신나게 모국어를 유창하게 재잘거리며 강을 건넜다.
오스트리아의 변방이 히틀러의 고향이고 그는 빈 미술대학에 두 번이나 낙방했다고 한다.
히틀러의 많은 콤플렉스가 그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은 아닌지!
우울한 그의 인생 History가 생각난다.
슈테판 성당 주위
이 도시의 제일 번화가인 케른트너거리에 들어셔면 비엔나의 상징인 聖슈테판 성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오스트리아 제일 고딕양식의 대성당으로 도저히 인간 솜씨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조각들로 가득하다.
이 건물을 보면 피렌체의 두오모를 생각하게 한다. 높이만 137미터가 된다고 하니 이곳을 건축할 때 동원되었던 사람들의 피와 땀과 가렴주구를 생각하면 한편으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아름다운 지붕이 기억에 남는다.
황금색과 모자이크로 이루어진 건물의 지붕. 1만개의 주석管으로 이뤄진 파이프오르간의 웅장한 음색과 함께 서 있는 신부나 사제들은 사람들을 압도한다.
인간의 신격화 작업, 화려한 복장, 웅장한 건축물 등의 권위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경배하게 한다.
이 사원의 지하에는 역대 황제나 사제들의 內臟을 담아둔 항아리들이 보관된 카타콤브가 있다. 지붕에는 합스부르크왕가 문장인 독수리무늬가 타일로 새겨져있다.
독수리 문양
이 독수리 문양에는 많은 사연이 있다. 남미에 있는 잉카의 문양도 독수리였다. 유럽에서는 기원이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국과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독수리를 상징으로 삼았다. 프랑크왕국의 오토대제가 신성로마 황제가 되면서 이 독수리 문양을 택하고 이 신성로마제국의 왕관이 합스브르크 집안에 들어오면서 이 집안도 독수리 문장을 택한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의 문장은 아직도 독수리이다.
러시아는 머리가 두개인 독수리 문양이고 에스파니아, 나폴레옹 문장도 독수리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목격한 미국 구호물자 박스에 찍힌 로고도 독수리였다.
미국도 독수리를 문장으로 삼고 있다.
누구나 높아지고 싶고 강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특히 남성적인 동물은 더욱 그렇다.
강하고 용감한 것으로부터 위엄과 권력(權力)을 자유롭게 구사하고자하는 갈망이 동물이나 인간에게 잠재된 모양이다.
강하다는 상징은 ‘성적 강인함’과 ‘정치권력의 강함’은 이렇게 통한다.
건조한 여름 날씨에 말오줌으로 찌린내를 풍기는 스페인승마학교의 기억이 새롭다. 슈테판 성당 부근에는 관광객을 위한 마차도 있다.
남자 같은 여자, 강한 여자, 마리아테레지아의 巨城인 레오폴드윙, 스페인승마학교가 있는 미하엘윙, 왕실보물관 그리고 부르그 예배당 등의 건물들이 모여서 ‘호프부르그 왕궁’을 형성하고 있다.
역사에 많이 등장하는 합스부르그 왕조의 궁전이 바로 ‘호프부르그 王宮이다.
기타 미술사박물관은 건물 앞에서 촌스럽게 사진만 찍고 의사당, 시청 등을 돌아오면서 채소와 고기, 술 등을 쇼핑해서 돌아왔다.
저녁에 돌아와 새로운 나그네를 맞을 파티 준비를 한다.
생활방식이 단순할수록 여러 가지 의식이나 조그만 차이가 크게 부각이 된다.
단순함이 고이고 고여서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파티라는 말보다 차라리 리셉션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낫겠다.
재료와 장비가 부족하고 단순한 상황에 품위와 우아함을 꿈꾸고 있는 것도 문화이다. 문화는 가꾸는 것이므로 가능하다.
요리도 그러하다. 미주알 고주알 먹는 이야기, 정치, 사상, 제국주의, 민족주의, Segregation, 게르만의 민족 등 이야기 주제가 다양하게 흐른다.
참! 비엔나에는 비엔나커피라가 없다고 한다. 다만 커피 위에 크림을 얹은 것을 이곳 사람들은 ‘멜랑시’를 우리는 비엔나커피라고 부른다. 이 커피는 커피잔의 크기, 알콜의 유무, 잔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첫날은 밖에서 상당히 호음, 과음, 쾌음!
쉰부른 궁전
다음날 아침 편안하고 가벼운 복장을 하고 길을 나선다. 약간의 숙취는 남아있다.
베르베델 宮殿과 합스부르크의 여름 별궁인 쇤부른宮殿에도 들리기로 하였다.
마리아테레지아왕비가 완성시킨 쇤부른궁정의 수려함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분수와 연못이 있어서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비인을 알리는 대표적인 그림 중의 하나다.
나그네는 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궁전을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역사를 생각할 때는 항상 시간적 공간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單線的인 사고, 평면적 사고, 입체적 사고 다음에는 시간의 흐름을 이입시켜 사차원적인 사고로 귀결된다.
현실이 아닌 비약, 공상, 가정 등으로 상상할 수 있는 충분한 자유가 보장된 것이 ‘생각의 자유’이다.
소위 선진 유럽 대다수 지식인들의 동양관은 철저히 제국주의적이었다.
이들의 지배이데올로기에는 경제적 착취와 교묘히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체계적인 시스템에 수없이 속았다는 것은 현대사를 냉정하게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운 이 땅에 나그네의 독설이라면 용서키 바란다.
그 질책은 나를 향한 나와 함께 하는 우리를 향한 것이었다.
이들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가난한 나라의 나그네의 입장이었다.
쉰부른궁전의 수려한 정원과 건물과 유적들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음미하다가
상반된 생각을 해보는 것도 가난하지만 나그네의 권한이자 생각의 자유이다.
오페라 실패기
국립오페라하우스 앞에는 중세풍의 가발을 쓴 잘 생긴 연극배우들이 직접 나와서 티켓을 팔고 있었다. 티켓의 가격과 공연 시간을 물어보았다. 공연시간은 괜찮고 CD석에서 본다면 비용도 얼마 안되 약간 고민을 해야 했다.
모짜르트의 돈지오바니가 주 레파터리라고 한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느껴야했다.
음악의 나라에 온 기념으로 오페라를 보고 갈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3명의 남정네가 고민하였다.
현실주의자인 나는 과감히 예술보다는 술을 택하겠다고 선언했다.
나머지 두 사람도 내 의견에 따랐다.
언어를 모르고 레파터리에 대한 지식도 전혀 없이 오페라를 본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선언하는 나의 소신 뒤에는 음악에 대한 무지에 대한 공포, 지루함과 졸리움, 미식과 미주에 대한 갈망 등이 자리해 있었다.
돈지오바니를 못 본 것이 나중에 심히 후회가 되었다.
두 번째 비인 여행에서도 보지 못하고 그냥 왔다.
인연이 될 때 받아들여야 한다.
두 번 다시 같은 기회가 오지 않는다.
사실 시간대만 잘 맞추면 가난한 나그네도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C D석의 복도에 앉아서 볼 수 있게 하였다. 이런 열린 문화정책이 참 부럽다.
가난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 고급문화에 대한 참여 기회를 주고 있다.
짤쯔부르크
비엔나를 뒤로 하고 짤쯔부르크를 들리기로 했다. 내리는 오전 길을 떠나기 위해 짐을 단단히 꾸리는데 마음이 착찹하다. 옷가지가 비에 젖지 않게 비닐에 담았다. 우산 없이 방수 자켓만 걸치고 가는 비를 맞으며 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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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대지를 적셔 소리 없는 흐느낌으로 모든 분노와 아픔을 용서하고 포용한다.
오직 인간만이 우산을 들고 그 속삭임을 에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약간 서늘하다. 비 내린 잿빛 하늘과 꽃의 콘트라스트!
안개꽃과 푸러지아의 노랗고 야한 향기가 어느 중년여성의 연분홍 우산 아래서 살아 오르고 있었다.
비가 내리면 꽃들은 더욱 싱싱해지고 더 선명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울적하게 젖어있는 길 떠나는 이의 가슴에도 노란 꽃의 여운이 오랫동안 향기롭게 남아있다.
근세사의 오랜 흔적들이 베어있는 이 驛舍에서 제주도 젊은이와 헤어진다.
그는 용감하게도 사회주의 나라인 헝가리를 거쳐 그리이스로 들어간다고 한다.
편법으로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구권을 여행할 수 있었지만 ‘반공교육’을 너무 철저히 받은 우리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다.
기차에 올라 비가 내리는 창 밖을 오랫동안 주시하며 생각에 잠긴다.
짤쯔부르크까지 가는 동안 줄 곳 여름비가 내린다.
산과 계곡 그 사이에는 초원의 바다에는 한 웅큼씩 그리움이 안개처럼 솟아오른다.
이 들도 시간이 가면 빛이 더 바래지며 노란 들판으로 변하리라.
아직은 단풍들 가을은 오지도 않았는데 유치한 상념들이 머릿속에 차 오른다.
비에 젖어가면
초원은 더욱 더 짙고 푸르러
피부에 스치는 한줄기 바람도
전율로 와 닿을 때
바람소리만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내 가슴도 스치는 바람과 함께
비에 젖고 있었다.
무작정 떠나서 부딪혔던 만큼 여한(餘恨)도 많고 아픔도 많았다.
세월이 가면 이런 일이 정녕 가능할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그에 어울리는 세계가 있을 것이다.
비가 내리는 아침 모짜르트가 살았던 고향으로 간다. 이런 날은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것도 괜찮겠다. 짤즈부르그는 인구가 10만이 조금 넘는 도시로 경주시 정도 인구와 비슷할 것 같다.
그리고 알프스의 산군에 연이어져 있어 맑고 청초한 도시로 중앙에 잘짜하江이 흐르고 있다.
모짜르트가 태어난 도시답게 이곳은 매년7-8월쯤 잘쯔부르크음악제가 열린다.
유명한 음악가 오케스트라演奏, 오페라 등을 관람하기가 쉽다.
사운드오브뮤직
쥬리엔드루스가 주연한 일차대전 배경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을 촬영한 곳도 이곳의 山河라고 한다.
영화는 실제로 오스트리아에서 있었던 실화로 일곱아이를 돌보던 견습수녀가 아이들의 아버지와 열애에 빠져 결혼한 뒤 1939년 히틀러에 의해 오스트리아가 합병되자 알프스를 몰래 넘어 정치적인 망명을 간다는 스토리이다.
그러나 실재로는 노래공연으로 돈을 벌던 가족이 전쟁으로 더 버티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한다. 하여간 문화의 위력은 대단하다.
지금은 흘러간 영화 ‘사운드오프뮤직 투어’로 돈을 벌고 있다.
이렇게 좋은 아이템을 보면 그냥 두지 않고 경제적인 수입원으로 삼는다.
이런 것은 우리도 잘 좀 배웠으면 좋겠다.
오후가 되면서 지평선이 밝아지면서 질척거리는 비는 서서히 그쳐가고 있다.
한두 방울 떨어지는 가랑비를 맞으면서 역을 나오니 하늘에는 잿빛 구름, 잘짜하江에는 흙탕물만 거센 물결이 되어 흘러 내려가고 있다.
호헨 잘쯔부르그城
먼저 산 위에 있는 호헨 잘쯔부르그城으로 갔다.
케이블카도 있지만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올라갔다. 우리의 두 다리는 케이블카를 탈만큼 아직 녹슬지 않았다.
이 곳에서는 시내전역이 내려다보인다.
1077년에 착공이 되었으니 거의 천년 가까이 된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사교의 성관(城館)이 있다고 하니 그 당시 종교의 위세란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황금의 방’,‘수인의 방’ 등등 뇌리 속에 남아있는 잡다한 세월의 흔적들...
모차르트와 코, 돈내코와 한사코
모자르트 생가는 시내 번화가인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다.
이 집을 방문하여 유물들을 감상하였다.
이 천재는 겨우 6세에 마리아테레지아 앞에서 눈을 가리고 클라비에(피아노 전신)를 연주했다고 한다. 음악은 천재의 전유물인가?
그런 음악은 이해조차 못하는 둔재가 있는데
그런 음악을 작곡하고 또 연주하는 천재도 있다. 아무래도 필자는 전자에 속하는 부류인가 보다. 모차르트 집안에는 ‘돈내코’ 들어가는 곳이 있으나 나그네는 ‘한사코’들어가기를 주저한다.
미라벨 가르텐
미라벨 가르텐에는 장미화단과 넓다란 공원 그리고 대리석으로 축조된 아름다운 분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사운드오프뮤직 영화 속의 마리아와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던 곳이다. 이 분수 속에 대리석 영웅들은 그리스신화의 등장인물들이다.
이곳에는 음악의 나라답게 궁정콘서트가 열리곤 한다.
아름다운 나무들이 비를 맞아 더욱 푸르르다.
핵심을 겨냥하는 일본 제품
관광객들이 지닌 일본제 물건이 많이 보인다. 그들이 만든 현대적 문명의 이기는 유럽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도요다, 미스비시, 미쓰이, 혼다, 가와사키, 야마하 등의 상표가 붙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니콘, 후지, 미놀타, 코니카 등의 카메라. 소니, 미스비시, 산요 등의 전자 기기 등은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상표들이다.
일본의 소니사는 항상 역전 앞 중심 건물에 소니의 상표를 내 걸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일본의 회사명과 상표 제품명은 낯설지 않다.
일본 제품의 특징은 작고 핵심적인 것이다. 카메라, 소형음향기기, 엔진, 모타, 자전거 중 제일 비싼 기어세트 등은 일본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것들은 편리함과 경제성 내구성 등의 기치를 들고 유럽의 심장부 그리고 사람들 가슴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과연 경제대국 일본이다.
대리석을 주무르는 장인들의 솜씨
넓은 광장, 예술적인 대리석 건물 궁전과 성당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건물들, 그러한 건물을 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종교와 정치 또는 권력의 이름으로 인간을 만들어 내기도하고 소모하기도 한다.
이 웅장한 건물과 포장도로 수려한 조각들을 보면서 그들의 솜씨에 놀란다.
대리석을 떡처럼 주물렀던 장인적 솜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혈세와 목숨을 요구하였을까?
유럽문화는 시각적으로는 아주 훌륭하고 그지없이 낭만적이고 예술적이다.
가슴으로 내면을 투시해 보면 피냄새와 채찍소리가 베어있다.
모자이크, 스테인드글라스 첨탑을 수동카메라의 표준렌즈로는 담기가 어렵다.
이들 성당과 궁전에서 들리는 미묘한 화음(和音)과 공명(共鳴)은 위대하다 못해 성스럽기조차 하다.
그러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자.
인간의 부귀영화라는 것은 덧없는 것이고 부질없다.
무거운 재래식 장비로 하중훈련이 된 여행
오스트리아는 로마인과 켈트인들이 건설한 곳이다.
짤즈부르크는 비인에서 317km 떨어져 있다.
이곳은 짤자하 강을 경계로 신도시와 구도시로 나뉘어져있다.
강 남쪽은 구시가이고, 강북은 신시가이다.
도시가 그리 크지 않아서 우리는 걸어서 다닌다.
때로는 정신적인 의욕과 다리의 피로가 서로 싸울 때도 있다.
때로는 종이 한 장의 무게에도 신경이 써진다.
당시 나그네가 가진 장비는 거진 재래식이라 무게가 몹시 많이 나갔었는데
그렇다고 버릴 처지도 아니었다.
여행의 짐이란 가볍고 경쾌하게 꾸려야되는데
하계 동계 하중훈련 들어갈 때 장비 꾸리듯 했던 나는 무지의 소치로 혹독한 보답을 받았다.
물론 여행을 통한 고생, 땀과 피로는 영혼을 맑게 한다.
그리고 건전한 사색과 합리적인 사고를 가능케 한다.
실수 투성이었지만 지나온 날들은 그대로 용서하자.
삶이란 철저한 상대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상대성으로 볼 때 분명 득과 실이 있고 음지와 양지가 있다.
이것은 현실적 이상적 경제적 육체적인 면을 총괄적으로 보았을 때만 느낄 수 있다.
잃는 것만큼 얻는 것도 많다.
그래서 인생은 우연 속에서 보이지 않지만 필연적인 노선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설사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였더라도 그러한 상대적인 균형은 존재하는 것이다.
줄 곳 걸으면서 쉬고 쉬다가 걸으면서 교과서적으로 많은 곳을 방문하였다.
점심은 빵으로 때우고 분수대 옆에서 날아다니는 비들기를 바라다보면 빵 부스러기를 던져주었다.
오후가 되니 구름사이로 해가 얼굴을 비추면서 비에 젖어있던 대리석과 도로가 마르기 시작한다. 광장에는 여러 가지 퍼포먼스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연주와 노래, 춤, 연극, 무언극 등. 흰 구름과 태양이 만들어내는 밝은 화이트.
어떤 젊은이의 높은 의자에 서서 정지된 모션을 취하고 있는 한심함을 연출한다.
그의 무지한 고행(苦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앞에 놓인 모자를 위해서 동전 한 잎을 던져 넣었다.
오후의 태양은 울적한 마음을 풀어준다.
짤쯔부르크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여행은 계획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변수가 아주 많아서 예기치 않는 즐거움도 있을 수 있고 봉변도 당할 수 있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움직인다’.
이제 이 도시와도 이별을 나누어야할 시간이다. 저문 해를 뒤로하고 또 다시 떠나야한다.
이별이란 아쉬움과 그리움을 동시에 남긴다.
가야할 길이 있음에 떠나야한다. 육체는 이미 얼마만큼 기계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밤차에 어리는 이국적인 정서는 약간의 비장감이 풍긴다. 아니면 나그네의 숨길 수 없는 객수같은 것이 어린다.
이제 어디로 갈까 다음 행선지는 어디인가?
밤차를 타고 어둠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숫한 속세의 삶들, 분단한국에서 온 우리는 베를린으로 가기로 하였다.
우리는 그들의 통일을 위한 노력을 보기 위해서 그곳에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도 과연 통일이 가능할까?
개마고원에 피어오르는 그리움,
그리움이 넘쳐서
뜨거운 눈물이 되고 사랑이 되어
비가 되어 한 반도를 적실 때
그 때가 통일일 것이다.
다음에는 베를린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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