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등장시킨 것은 극의 무대가 된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을 만든 당사자가 바로 그이기 때문. 박물관 정면에는 아래 사진에서처럼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단순히 박물관 설립자라서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등장시킨 것만은 아니다. ''박물관을 되살리자''는 영화의 정신과 그의 생애 사이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다.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임기 중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법적 보호망을 만드는 등 유난히 자연보호에 주력한 대통령이었다. 각종 기록에 따르면 그의 재임 시절 미국의 국립공원은 2배로 늘어났고 16개의 국립 명소, 51개의 야생 서식처가 새로 지정됐다고 한다. 오늘날 미국인이 누리는 광활한 자연의 혜택 중 일부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정치인 이전에 모험가였다. 특히 사냥에 흠뻑 매료된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1909년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박물관에 기증할 동물 표본들을 수집하겠다”며 1년 넘게 아프리카를 여행하기도 했다. 막 사냥을 끝낸 코끼리 시체 옆에서 포즈를 취한 아래 사진은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캐릭터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자료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기도 하다. 1901년 취임했을 때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나이는 겨우 43세. 흔히 ‘젊은 대통령’의 상징으로 알려진 케네디(44세)보다도 1살 더 어리다. 외교 면에선 파나마 운하 건설, 중남미 개입 확대 등 ‘강력한 미국’ 노선을 지향했다. 러·일 전쟁 조정 등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190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미국의 대표적 상징물 중 하나인 사우스다코다주 러시모어 암벽의 ‘큰바위 얼굴’( 아래 사진). 여기에 새겨진 미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 4명 속에 시어도어 루즈벨트도 있다. ‘건국 영웅’ 조지 워싱턴,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제퍼슨,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링컨 등 3명은 쉽게 합의가 이뤄졌지만 4번째 인물을 놓고 우드로 윌슨과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경합하다가 결국 후자로 낙착됐다고 한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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