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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범의 논리적으로 말하기]올바른 경어 사용법

입력 : 2006-12-18 13:18:00 수정 : 2006-12-18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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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존댓말 습관된 아이들
말로 익힌 예절 바른 행동으로 표출
“고객님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으시던데요. 그래서 음성 남겼습니다”
얼마 전 백화점에 물건을 찾으러 가서 판매사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런데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으시던데요”는 주어인 휴대전화를 높이는 말로 비문이다. 이처럼 경어 사용은 어른들도 어려워 하는 부분이다. 하물며 어린이들이 무심코 쓰는 말은 오죽하랴. 자녀의 말버릇을 관찰해보면 경어를 잘못 쓰는 예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잘못된 경어 표현인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다. 어릴 때 잡아주지 않으면 성장과 함께 의사를 표현할 일이 많아지면서 경어 사용이나 존칭 문제가 점점 더 부각될 것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전문가라도 기본적인 말하기, 특히 경어 사용 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신뢰가 떨어진다. 올바른 경어와 존칭 사용은 말하는 사람의 품격과 수준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상류층 사람들이 쓰는 품격 있는 말(고급 영어)이 일반 영어와 구분된다. 올바른 경어 사용과 예의바른 표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말하기는 어느 문화에서나 품격 있는 화법으로 인정받는 법. 만약 자녀가 품격 있는 고상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올바른 경어 사용과 존칭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아이가 주어와 서술어의 존칭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혼동한다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일을 행하는 주어와 서술어의 존칭이 다름을 알려주자.
아울러 존댓말 사용은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다. 잘못된 경어법인 줄 알면서도 어릴 적 습관으로 못 고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을 시작할 때부터 “엄마, …해줘”가 아닌 “엄마… 해주세요”라고 존댓말을 쓰도록 지도하자. 일부에서는 반말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부모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면서 자녀는 부모가 자기보다 윗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
끝으로 엄마 아빠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께 늘 존댓말을 사용하고 올바른 경어와 정확한 존칭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자녀도 부모의 말하기 수준과 품격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 존댓말을 사용하다보면 같은 상황에서 조르거나 떼를 써도 일정한 선을 넘지 않게 돼 부모에게 대들고 건방지게 행동하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된다. 부모와 자식은 친밀한 관계지만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진정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 것을 자녀에게 일찍부터 주입해야 한다.
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부모는 모든 면에서 자식의 거울이다. 부모가 그렇게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만 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 스스로도 부족했던 면을 채워 나가며 한층 완벽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전 아나운서, 커뮤니케이션 교육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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