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과거 탈레반 정권이 파괴한 바미얀 불상 잔해 속에서 5∼6세기경의 문자로 쓰인 불경 원전의 일부가 발견됐다. 이 경문은 조사단이 지난 7월 동대불의 잔해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7세기경 바미얀을 방문한 중국의 고승 현장법사가 한글로 번역해 한국에도 전해졌던 ‘연기경(緣起經)’의 범어(산스크리트어) 원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불경은 수수께끼에 휩싸였던 바미얀 대불상의 건립 경위 등을 해명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고고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경문은 유네스코 협력기관과 국제기념물유적회의(ICOMOS)의 독일 조사단이 발견했으며, 일본 불교대의 마쓰다 가즈노부(松田和信) 교수가 해독했다.
마쓰다 교수에 따르면 이 경문은 인도 북부로부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지역에서 6∼7세기경 사용된 ‘길기트 바미얀 제1형문자’로 기록됐다.
도쿄=정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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