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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백인에겐 친절, 흑인·동남아인에겐 냉혹''?

입력 : 2006-11-03 14:39:00 수정 : 2006-11-03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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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1년째 사는 미국 출신 흑인 여성 A씨. 그에게 한국인의 ‘단일 민족’에 대한 맹신은 10년간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면 그냥 막 화를 내고 그래요. 단일 민족이 맞다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한국말을 제일 잘하는 사람으로 꼽히고, 심지어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이란 말을 듣는 A씨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외국인 거부증은 어떤 모습일까.
SBS가 한국인들의 외국인 기피증과 순혈주의를 집중 취재한 ‘SBS스페셜 - 단일민족의 나라, 당신들의 대한민국’ 편(연출 민인식, 작가 함선영)을 오는 5일 오후 11시5분 방영한다.
제작진은 우선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단일민족에 대한 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5.2%가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년 넘게 한국인의 기원을 연구해온 단국대 생물학과 김욱 교수는 “한국인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60%의 북방계와 40%의 남방계 여러 민족 유전자가 섞여 있었다”며 “한국인은 복합민족”이라고 말한다.
한국에는 이상한 위계 질서가 있다. “백인과 황인이 흑인, 또는 동남아인보다 우수하다”는 게 그것이다. 개중엔 한국인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황인보다 오히려 백인이 우수하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이른바 ‘화이트 콤플렉스’다. 이 때문에 한국에 사는 백인들은 “모든 사람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백인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말하지만, 흑인과 동남아인들은 친구들에게 “절대 한국에 오지 말라”고 조언한다. 취재팀은 백인들만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의 ‘화이트 콤플렉스’를 심층 진단한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약 100만명. 취재팀이 만난 초등학교 1학년생 B(7)군은 아빠·엄마 모두 스리랑카 사람. 하지만 B군은 스리랑카 언어나 스리랑카식 이름을 거부하며 “나는 한국 사람”이라고 외친다. 한국인 남자와 결혼해 한국인이 된 필리핀 출신 C씨의 경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그는 남편이 병으로 사망한 뒤 빚으로 남은 남편의 병원비를 갚기 위해 두 남매를 필리핀 친정으로 보내고 혼자 어렵게 살고 있다. 취재에 응한 한국 귀화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우리는 한국을 정말로 사랑하는데, 이 나라는 우리가 아닌 당신들만의 대한민국인 것 같다”고.
취재팀은 “지금처럼 1.08이란 최저 출산율이 계속된다면 2800년쯤엔 마지막 한국인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이제 우리나라도 외국 인력을 우리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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