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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보니]중국 유행가에도 한류 열풍 불어 가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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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11-02 14:25:00 수정 : 2006-11-02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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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곳은 미국 워싱턴이다. 내게는 1년 전 중국에 유학 가서 중학교 2학년 과정을 마친 딸아이가 있다.
지난해 중국으로 떠날 당시 딸아이는 1년만 유학하고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막상 1년이 지나고 나니 공부가 미진한 지 1년만 더하면 중국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머무르고 싶어한다. 딸아이가 유학 간 쓰촨(四川) 지방은 대도시가 많은 곳이 아닐뿐더러 아직까지 산업이 썩 발달되지 않아 한국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 지역 대학에는 어학연수를 온 한국 대학생들이 조금 있는 정도이다.
방학 동안에 집에 온 딸아이는 중국 노래라고 하면서 mp3에서 흘러나오는 중국 가요 몇 곡을 들려줬다. 노래 중간에 “사랑해요”라는 우리나라 말이 나오는데,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발라드풍의 이 노래는 중국 가수가 연습을 많이 했는지 “사랑해요”라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절절해지기까지 했다. 나는 딸아이에게 중국 노래 가사에 나오는 우리나라 말을 중국 애들은 무슨 뜻인지 알고 듣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안다고 했다.
한 중국 가요는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 전체를 중국어로 번안한 것이다. 중국말이라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한국 가요의 노랫말은 기억이 나서 흥얼거릴 수는 있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중국 아이들은 금요일 저녁에 부모를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가 일요일 저녁에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다. 중국에서 딸아이는 주말에도 기숙사에 머물지만, 주말에 집으로 돌아간 중국 친구들은 주중에 보지 못한 한국드라마를 한꺼번에 보고 온다고 한다. 그래서 기숙사로 돌아온 일요일 밤이면 친구들이 머릿속에 외운 드라마의 대사 중 몇 마디를 한국말로 어떻게 하는지 딸아이에게 묻곤 한다는 것이다. 주로 묻는 것이 “사랑한다” 또는 “보고싶다”인데, 아무래도 사춘기 소녀들이라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올 때 감동을 받는 것 같다.
우리 가요에도 노래 중간에 “아이 러브 유”나 “컴 온 베이베” 등 영어로 된 노랫말이 있다. 영어로 불러야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 제대로 묻어나는 경우가 있듯이, 중국 노래에도 우리나라 말로 된 가사가 있는데 이는 감정 전달이 더 잘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방학에 딸아이는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오게 됐지만, 중국 친구들은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 다소 외진 곳인 쓰촨 지방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말로만 듣던 한류 열풍은 중국의 유행가에도 불어댄다.
이 한류 열풍을 유지시켜 관광·영화·패션 산업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가 경제를 위해 에너지화하는 것은 우리의 숙제이다.
정광렬 미국 드림에이드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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