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여성 상품화" 비난 국내 처음으로 열리는 ‘섹스 박람회’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주최 측은 건전한 성(性) 문화 정착을 위해 필요한 행사라고 주장하는 반면 여성단체에선 성의 상품화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섹스포는 31일부터 나흘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2006 서울 섹스 에듀 엑스포’(이하 섹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성인용품 및 관련 액세서리 전시뿐 아니라 ‘펜트하우스’ ‘허슬러’ 등 외국 성인잡지 모델 11명이 참여하는 스트립쇼, 란제리 패션쇼, 누드 사진찍기 등도 열린다. 만 19세 이상 성인만 관람이 허용되며 입장료는 1만5000원이다.
섹스포 관계자는 29일 “이번 박람회는 바르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아름답고 건전한 성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며 “성 관련 세미나와 에이즈 퇴치를 위한 의학 상담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행사장이 서울시 산하 출연기관으로 서울시의 사전 승인이 있었을 것이고 성인 전용 행사인 만큼 현장 단속 등 법적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관할서인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평소보다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만약 행사에서 경범죄에 해당하는 일이 벌어져 민원이 제기될 경우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처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은 이번 박람회가 남성 중심의 성의식을 고착화하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30여개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사무처장은 “여성 상품화를 합리화해 돈을 벌려는 행사”라고 평가절하한 뒤 “이러한 행사를 허가한 서울시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행사 취소촉구 성명도 조만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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