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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된장녀들이 원하는 건 백마 탄 왕자"

입력 : 2006-08-18 16:11:00 수정 : 2006-08-18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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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4집 앨범 ‘싸집’이 각종 온라인음악차트와 앨범판매순위 상위권을 휩쓸었고, 지난 13일 SBS ‘인기가요’에서는 1위 격인 뮤티즌송도 차지했다. 광고계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기아자동차의 세라토 광고가 높은 호응을 끌어낸데 이어 S-오일, 국제전화 00700, GS 홈쇼핑까지 속속 싸이를 ‘기업의 얼굴’로 삼았다. 싸이는 오는 19,20일에는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대규모 여름콘서트 ‘섬머스탠드’ 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공연 역시 티켓 발매 이후 꾸준히 예매율 1위 자리를 지키며 싸이의 인기를 새삼 증명하고 있다. 최근 싸이와 인터뷰를 가진 SW는 그의 ‘싸집’ 수록곡 테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봤다.

♪ 신기한 이벤트 쇼쇼쇼 준비 다 끝났으니 (‘연예인’ 中)
싸이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여름 공연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10m짜리 물기둥이 치솟는 무대와 배꼽 잡는 패러디 공연이 키포인트. 싸이는 그동안 연말 공연을 통해 선보인 여가수 패러디 ‘성인식’ ‘아하’ ‘마이네임’을 총망라하고, 이효리의 ‘겟차’ 무대도 재연한다. “며칠 전 ‘해피투게더’ 촬영을 했는데 이효리씨를 만났어요. 이효리씨가 본인이 입던 옷을 준다고도 했는데, 고사했습니다. (웃음) 일단 저와 여자댄서들만으로도 충분하죠.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2절 부분에 댄서들이 저를 들어올리는 안무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막혀있어요. ”
싸이의 콘서트는 과감한 투자와 톡톡 튀는 아이템으로 ‘브랜드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싸이는 관객 중 단 한명도 티켓 값이 아깝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거의 ‘남는 게 없는’ 공연을 기획 중이다. 공연에 관해 모든 것을 스스로 기획하는 싸이는 “티켓 값이 꽤 부담스럽다는 것을 안다”면서 “제작비를 관객이 주는 셈이니까 관객이 ‘싸이 공연은 틀림없어’ 라고 할 때까지 수익보다는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나는 백마 탄 환자 (‘양아치’ 中)
싸이는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직설적인 가사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이번 앨범에서도 돌려말하지 않고, 폐부를 찌르는 ‘싸이 화법’은 빛을 발한다. 특히 자신을 ‘백마 탄 환자’로 칭한 ‘양아치’라는 곡은 우연히도 최근 유행하는 ‘된장녀’ 이슈와도 맥이 닿아있다.
“‘된장녀’들이 원하는 게 백마 탄 왕자죠. 백마 탄 왕자는 곧 재력이고. 씁쓸하죠. ‘백마 탄 환자’는 돈 냄새만 풍기는 사람이에요. ‘이 물건 싸게 나왔네’ 하고는 사주지 않는 남자.(웃음) ‘된장녀’가 싫어요. 어학연수 한달 다녀와서 ‘오마이갓’ 하는 분들 있잖아요. 이제 ‘섹스 앤 더 시티’도 그만 방영해야 된다고 봐요.(웃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인데. ‘된장녀’를 집대성하고 문서화해 준 분한테 감사합니다.”
싸이는 이같은 지적이 여성 전체 문제로 일반화되는 것은 경계했다. 싸이는 2집 수록곡 ‘나쁜 년’을 예로 들며, “여성 전체가 아니라 그 중 이런 사람들이 나쁘다고 한 건데, 많은 여성분들이 진노하셨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가사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은 진노하실 필요가 없는 문제”다.
♪술잔을 비우게, 신선놀음이 따로 없소 (‘애주가’ 中)
싸이와의 인터뷰는 오후 3시쯤 MBC의 출연자 대기실에서 이뤄졌다. 그때까지도 싸이는 약간의 숙취가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전날 TV프로그램 녹화가 끝나고, 아침 7시까지 ‘달렸다’고 한다. 싸이에게 술은 “척박한 정신건강을 이완시켜주는, 삶의 비상구”다.
“가수가 말이 좋아 특수직이지, 굉장히 자극적인 직업이에요. 그래서인지 술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원래도 좋아했지만, 이 직업하면서 애주가를 많이 만났죠.” 술로 이어진 끈끈한 인맥은 ‘싸집’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태우, 이재훈, 이하늘 등 총 9팀의 국내 뮤지션이 식사 한끼 대접에 피처링을 제공했다. 싸이는 이들의 참여를 ‘일종의 품앗이’라고 평했다.
“피처링은 수익을 기대하고 하는 게 아니죠. 제가 곡을 주면, 저쪽에서 피처링 해주고, 그렇게 주고 받는 식이에요. 물론 술이 그 매개체 역할을 많이 합니다. 태우도 잘 마시고, 리쌍도 잘 마시고, 재훈이 형이요? 재훈이 형은 그 감미로운 목소리로 아침 11시까지 마십니다.(웃음)”
이들 중 이재훈과 이하늘, 리쌍은 싸이의 ‘섬머스탠드’ 공연에도 함께 할 예정이다. 싸이는 “이렇게 얘기하면 건방진 얘기일 수도 있지만, 재훈이 형이 참여한 3집 수록곡 ‘낙원’이 피처링 문화에 기여한 바가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가수들간의 활발한 교류는 일종의 마일리지 제도처럼 차곡 차곡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혜린 기자 rinny@

sportsworldi.com

사진제공=야마존뮤직




[SW생각]여과없는 투명창 같은 ''싸이화법'' 통했다


싸이가 2001년 ‘새’라는 노래로 데뷔했을 때만해도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엽기’였다.
싸이는 재미있는 안무 컨셉트와 상대를 ‘십원짜리’라고 칭하는 독특한 가사로 단숨에 큰 인기를 모았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크게 히트하는 등 ‘엽기 코드’가 유행이던 당시 상황과도 묘하게 맞물리며, ‘예쁘지도 착하지도 않은’ 싸이의 인기는 일종의 ‘현상’이 됐다.
싸이는 “나 같은 외모로 가수를 하는 것도, 연예인이 나이트나 여자 이야기를 서슴없이 한다는 것도 당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다른 가수들이 하얀 백지장 같았다면 나는 투명창 같은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미소년들이 부르는 순백색 사랑 찬가 일색이던 한국 가요계에서, 싸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주며 ‘투명창’ 역할을 했다.
싸이가 등장한지도 5년째. 이제 방송도, 대중도 많이 바뀌었다. ‘엽기’는 ‘펀(FUN)’이 됐고, ‘엽기가수’ 싸이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폭넓은 사랑을 끌어냈다. 최근 발표한 ‘싸집’에서 싸이는 3∼5곡을 제외한 수록곡들 대부분을 방송 심의에 통과시키기도 했다. 싸이가 ‘부드러워진’ 면도 있지만 방송과 대중도 많이 ‘너그러워진’ 것이다. 싸이는 “지난 월드컵 응원곡이었던 ‘We are the one’에 ‘미친놈’이라는 가사가 있었는데 심의를 통과해 놀랐다”면서 “많이 변한 것 같고, 더 변해야 한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싸이는 또 “내가 선택한 길이 가끔은 따끔거릴 정도로 험난하다”면서도 “영화시장이 예전에는 깡패, 사랑 이야기 뿐이었는데 소재를 점차 넓히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듯이 가요도 다양한 소재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도 손대지 않는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효자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싸이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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