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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만 한다면 …외국인 강사 ''묻지마''채용

입력 : 2006-08-19 16:34:00 수정 : 2006-08-19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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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영어강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영어학원을 찾은 A(26)씨.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소개한 A씨는 영어를 가르친 경험도 많고 미국에서 대학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학원 측도 A씨가 말끔한 양복 차림에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다른 강사에 비해 높은 보수를 요구하지 않아 국적이나 학력 등을 확인하지 않고 A씨를 고용했다. A씨는 하루 1시간30분 강의하고 매달 2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 결과 A씨는 미국인이 아닌 나이지리아 국적에 대학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한국에서는 영어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2001년 관광비자로 들어와 강남 등지를 돌아다니며 영어강사를 하다 적발돼 지난 10일에야 강제 출국 됐다.
[관련기사]''리틀 미스 콜로라도'' 살해 용의자 진범 논란
최근 전국적인 영어 배우기 열풍에 편승해 상당수 학원과 유치원이 외국인 영어강사를 채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원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무자격 영어강사를 채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관련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학원에서 영어강사를 하려면 취업비자인 E-2 비자를 받아야 하고, 4년제 대학 졸업증명서를 해당 학원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영어강사를 하는 상당수 외국인 중에는 관광비자로 입국했거나 국적을 속이고 학위증 등을 위조한 사례가 허다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캐나다·미국 등 영어권 국가 대학졸업장과 성적증명서 등을 위조해 국내에서 무자격 영어강사로 활동하던 외국인 69명이 검찰에 적발돼 강제 출국당하기도 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만 무자격 외국인 강사 240여명이 적발됐는데, 올해에도 매달 20∼30명이 적발되고 있다. 외국에서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이가 한국에서 버젓이 영어강사로 일하는 사례도 있다.
1996년 미국에서 ‘리틀 미스 콜로라도’ 존 베넷 램지 양을 살해한 혐의로 최근 태국에서 붙잡힌 존 마크 카(41)의 경우 2002년 1월부터 3월까지 서울 모 학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강사를 한 사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당국이 이들을 적발하더라도 처벌은 관련법 미비로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무자격 외국인 강사와 이들을 고용한 고용주는 대부분 벌금 수백만원만 부과받고 있다. 외국인 사이에서도 적발되더라도 벌금만 물고 강제출국 될 뿐이므로 1년 이상만 단속되지 않으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서울 종로에 있는 G 영어학원 관계자는 “학원생들이 외국인 강사를 원하고 학원은 급하게 외국인을 데려오다 보니 무자격자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처벌 수위도 학원이 버는 수입에 비해서는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귀전·장원주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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