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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맞은 권성 재판관의 쓸쓸한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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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이 몰아칠수록 원칙을 굳게 지켜 민주주의 체제와 헌법을 수호해야 합니다.”
권성(權誠)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11일 퇴임식에서 밝힌 소회다. 2000년 9월 임명된 권 재판관은 임기(6년)가 끝나려면 아직 1개월 가량 남았으나, 재판관 정년을 65세로 규정한 헌법에 따라 물러나게 됐다.
[관련기사]''Mr.소수의견'' 재판관, 헌법재판소 떠난다
권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국가의 진로에는 때로 그늘이 지고 역풍이 몰아닥치는 수도 있다”면서 “그런 때일수록 더욱 원칙을 굳게 지켜 나라의 민주주의 체제와 헌법을 수호하는 데 힘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참여정부 들어 추진된 여러 정책들을 놓고 불거진 위헌 논란을 꼬집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권 재판관은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후회의 마음도 없지 않지만 이제 과분한 영예와 후회를 모두 뒤로 하고 떠난다”면서 “인간을 존엄의 길로 인도하는 우리 헌법과 그 헌법의 수호전당인 헌법재판소, 이 모두에 무한한 영광이 있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1967년 제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권 재판관은 1969년 판사로 임용돼 31년간 법원에 몸담았다. 2000년 서울행정법원장을 끝으로 법원을 떠났으나, 곧 한나라당 추천으로 ‘국회 몫’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다음은 37년 동안의 법조 생활을 마감하는 권 재판관의 퇴임사 전문.

퇴 임 인 사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윤영철 소장님 그리고 친애하는 동료 재판관님 여러분 또 사무처 처장님과 차장님 그리고 관계 직원 여러분! 이렇듯 성대한 자리를 베풀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재판연구관과 직원 여러분, 그리고 내빈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재판관이 된 것이 바로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6년이 다 지나가 임기 마감을 한달여 앞두고 이제 정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사람을 이끌어 주고 감싸주신 소장님과 재판관님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1969년 9월 판사가 된 이래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만 37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나라의 은혜가 컸습니다. 국록으로 지금껏 가족과 함께 생활하여 왔으니 진실로 국가의 큰 혜택을 입었습니다.
헌법재판관이기에 앞서 저 자신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기본적 인권을 누리고 사람답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존재하고 그 대한민국이 민주헌법을 가진 덕택이었습니다. 나라를 잃었던 역경을 헤치고 나와서 새 나라를 세우고 민주헌법을 만든 선조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의 진로에는 때로 그늘이 지고 역풍이 몰아닥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런 때일수록 더욱 원칙을 굳게 지켜 나라의 민주주의 체제와 헌법을 수호하는 데 힘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내심이 부족하고 너그럽지 못한 탓으로 그동안 저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적도 없지 않았습니다. 양해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구나” 하는 후회의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이제 과분한 영예와 후회를 모두 뒤로 하고 떠나면서, 부족한 사람에게 그동안 너무나도 많은 행운을 안겨주신 천지신명께 깊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인간을 존엄의 길로 인도하는 우리의 민주헌법, 그 헌법의 수호전당인 우리의 헌법재판소, 이 모두에게 무한한 영광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윤영철 헌법재판소 소장님을 비롯하여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건강과 영광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이것으로 저의 퇴임인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06.8.11. 헌법재판관 권성

◇ 대강당에서의 퇴임식이 끝난 뒤 윤영철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환송 행사를 위해 마당으로 모여들고 있다.
◇ ‘수고하셨습니다.’ ‘별 말씀을요.’ 윤영철 소장(왼쪽)과 권성 재판관(오른쪽)이 무언의 대화를 주고받는 듯 하다.
◇ 청사 마당에 도열한 헌재 직원들이 떠나는 권성 재판관을 위해 박수를 치고 있다.
◇ 권성 재판관이 동료 재판관들과 일일이 마지막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권성 재판관이 윤영철 소장에게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 퇴임식 및 환송 행사를 끝낸 권성 재판관이 헌재 정문 앞에 미리 마련된 세단에 오르고 있다.
◇ “손 흔드는 자세 한번만 더 보여주세요!” 사진기자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권성 재판관이 차에서 도로 내려 다시 손을 흔들고 있다.
◇ ‘이젠 다 끝났구나!’ 헌재 정문 앞에 세워진 세단에 오르는 권성 재판관이 눈을 지긋이 감고 있다. 법원·헌재에서 보낸 지난 37년 세월을 반추하는 듯 하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bodo@segye.com, 팀블로그 http://in.segye.com/b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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