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켓 등 보유…유통업계 지각변동 예고 ‘유통강자’ 롯데가 우리홈쇼핑의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은 2일 우리홈쇼핑 지분 53.03%를 경방측으로부터 4667억원에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경방과 특수관계인 지분 30.16%에다 우호지분 22.87%를 합쳐 53.03%(424만2796주)를 주당 11만원선에 모두 인수했으며, 여기에는 지난달 미리 286억원에 매입해둔 전남방직과 동원의 지분 3.25%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켓, 편의점, 인터넷쇼핑몰에 이어 홈쇼핑까지 확보하게 돼 유통에서 거의 모든 채널을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됐다. 특히 롯데의 가세로 홈쇼핑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인수까지 ‘산넘어 산’=롯데가 경방의 지분을 인수,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을 확보하긴 했지만 최종 주인이 되기까지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롯데의 지분인수가 마무리되려면 방송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방측은 지난 2004년 5월 방송위원회로부터 재승인 심사를 받으면서 향후 3년간(2007년 5월까지) 우리홈쇼핑의 지분변동을 하지않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만들어 방송위에 전달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우리홈쇼핑의 인수·합병(M&A)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따라서 방송위의 승인 없이 경방측이 지분 전량을 롯데 측에 넘긴 것은 방송위와의 약속을 깬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도 관건이다. 공정위는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와 관련해 “양사가 판매하는 제품 중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혀 승인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홈쇼핑업계 지각변동 오나=롯데가 홈쇼핑에 진출할 경우 업계 순위와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노하우와 영업망을 갖춘 롯데가 홈쇼핑에 진출할 경우 이 부분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GS와 CJ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가 롯데닷컴과 우리닷컴 통합을 통해 강력한 매출드라이드 정책을 펼 경우 시너지 효과가 만만찮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면 단번에 선두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프라인의 바잉파워와 홈쇼핑이 결합하면 그 시너지는 롯데의 유통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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