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은 남편 정석(정웅인)의 배신으로 이혼을 당하고 미국으로 떠난 송미주(유호정)가 10년만에 나타나 보복를 시도한다는 줄거리다. 옛 남편을 파멸시키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건만 정작 그의 앞에 선 송미주는 실수만 저지른다. 게다가 자신보다 훨씬 어린 전직 프로야구 선수 루키(이기우)와 사랑에 빠지는 뜻밖의 경험까지 하게 된다. 여기에 정석의 아내(임지은), 루키를 좋아하는 유부녀(사강)와 처녀(오주은) 등이 가세하면서 송미주의 복수 계획은 계속 꼬여만 간다.
우리나라 트렌디 드라마의 효시인 ‘질투’(1992, MBC)를 만든 이승렬 PD가 연출을 맡았다. MBC 출신이지만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이 PD는 ‘발칙한…’으로 오랜만에 ‘친정’에 복귀했다. 대본은 SBS 드라마 ‘카이스트’ ‘천국의 계단’ ‘천국의 나무’ 등으로 이름을 알린 문희정 작가가 쓴다. ‘발칙한 여자들의 행복찾기 게임’이란 타이틀을 내건 이 드라마는 16부작으로 기획됐으며, 오는 29일부터 방송된다. 다음은 드라마 제작·출연진과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 먼저 PD부터 출연진들이 한 말씀 해달라.
▲ (이승렬 PD) 남자의 배신에 의한 이혼이 여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생각보게 하고 싶었다. 해체된 가정을 복원시키기, 진정한 행복을 찾기, 제대로 가장 노릇하기 등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리고 싶었다. 이혼당한 여자의 복수라는 게 말만 대단하지 실제로 복수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냐? 당한 사람의 상처가 가장 손쉽게 치유될 수 있는 복수의 방식이 뭔가에 포커스를 맞췄다.
▲ (유호정) 이혼녀 ‘송미주’ 역할이다. 바람난 남편 때문에 이혼을 당하고 10년 동안 아이 하나 키우며 복수의 칼날을 간 여자다. 지난 2년 동안 암환자 역할만 하다보니까 밝고 웃기는 드라마에서 망가지는 역할도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송미주는 실수투성이다. 복수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만 실수만 연발한다.
임지은 “‘새신랑’과 농도 짙은 베드신… 정웅인 아내에게 미안해”
◇ 새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서 부부 사이로 나오는 임지은과 정웅인. 극중 정웅인의 전처(송미주) 때문에 다투게 된다.
▲ (정웅인) ‘정석’ 역할이다. 성형외과 의사인데 바람이 났다. 지금 신혼인데 바람 피우는 역할을 맡아 안타깝다. (웃음) 전처와 사이에 낳은 아들이 한국에 온 뒤 전처와 그녀의 젊은 애인 간의 관계에 차츰 신경이 쓰인다. 남자로서 자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은 용납 못 하겠다. 처음에 감독님은 나의 코믹적 요소를 살리고 싶어했지만, 기존의 오버스러운 부분은 안 하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다. 인간들의 가장 저변에 숨겨진 발칙한 상상을 통해 드라마를 풀어가겠다.
▲ (임지은) 행복한 가정의 안주인이다. 남편과 송미주의 관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송미주의 복수에 당하게 된다. 어떻게 당할지는 아직 모른다. 힘든 점이 있다면 신혼 중인 정웅인씨와 농도 짙은 베드신을 해서 (정웅인씨 부인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 (이기우) 한때 잘 나가는 국보급 투수였는데 불의의 사고로 선수 생활을 접은 ‘루키’ 역할이다. 유호정이 우리 집에 세들어 온 뒤 서로 상처를 치유해가며 가까워진다.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발칙한 여자들’ 제작발표회장에서 나란히 앉은 오주은과 사강. 오주은은 ‘파리의 연인’에서처럼 새침한 부잣집 딸 역할을, 사강은 남편에 목매다는 전업주부 역할을 각각 맡았다.
▲ (사강) ‘고상미’ 역할이다. 역할은 이름처럼 고상하지 않다. 잘난 남편을 만났지만 나름의 아픔이 있다. 남편이 바람 피우지 않도록 간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 (오주은) ‘양다림’ 역할이다. 다른 여자 출연자 세 분은 유부녀 역할인데 나는 결혼을 앞둔 20대 처녀로 나온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루키’ 역의 이기우씨와 외모는 떨어지지만 미래가 창창한 ‘백억년’ 역의 정준하씨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른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현실적인 역할이다.
이승렬 PD “美 ‘위기의 주부들’과 달라… 92년 ‘질투’ 영광 재현할 것”
-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또 이승렬 PD는 오랜만에 ‘친정’인 MBC에 복귀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 (이승렬 PD) ‘위기의 주부들’에서 발상의 힌트를 얻었다. 그런데 막상 보니까 한국의 현실과 너무 틀리더라. 기본적인 가족관계나 남녀관계가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위기의 주부들’ 대신 나름의 드라마를 추구하려 했다. 마침 MBC에서 “주부판 ‘질투’를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내가 14년전 한국 드라마의 판도를 뒤엎은 ‘질투’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뭔가 새로운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의 연배를 정하느라 고심했다. 신중을 거듭해 배우들을 선택했으며, 가장 조화롭고 균형잡힌 인물들로 배합시켰다.
- 정웅인씨는 그간 영화에서 조폭, 카바레 종업원 등 ‘밑바닥’ 인생을 살다가 의사로 변신한 소감이 어떤가.
▲ (정웅인) 7년전에 ‘국희’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이승렬 감독님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 다른 작품을 하려다가 ‘국희’를 택했는데 그게 내 출세작이 됐다. 이번에도 다른 작품을 하려다가 안 되면서 다시 이승렬 감독님과 조우했다. 전에 ‘세친구’에서 정신과 의사로 나온 적이 있다. ‘세친구’는 사실 내게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다. 케이블 방송에선 아직도 방영되는데 그 모습은 이제 좀 잊어줬으면 좋겠다. 이번에 의사를 다시 맡은 게 ‘세친구’ 때문이 아닌가 두렵기도 하다. 그때는 정신과였지만 이번엔 성형외과니까 달리 봐달라.
◇ 탤런트 사강이 ‘발칙한 여자들’ 제작발표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 사강씨는 전작 ‘소울메이트’에서 열연했는데 이번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 (사강)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 우선 결혼을 했냐, 안 했냐의 차이가 있다. ‘소울메이트’에선 결혼이 꿈인 여자 역할이었다. 고상한 척 하나 실은 그렇지 않은 여자였다. 이번 작품에선 고상해지려고 애쓰지만 그게 노력처럼 잘 안되는 캐릭터다. 분명히 차별성이 있다. 고상미 특유의 귀여움이 있을 것이다.
유호정 “81년생 이기우와 커플 연기, 내가 이모 뻘인데 괜찮을지…”
- 유호정씨는 연하남인 이기우씨과의 러브신 등 연기 변신을 하게 됐는데.
▲ (유호정) 나에겐 되게 큰 변신이지만 어찌 보면 전과 별반 다르지 않기도 하다. 내 지금 이미지 자체가 전형적인 주부에 애기 엄마니까. 처음 고민했던 것은 대본에 아들의 나이가 20살로 돼있었던 점이다. 솔직히 20살 짜리 아들을 둔 엄마 노릇을 하긴 싫더라. 그런데 대본을 보니까 나이가 좀 먹은 아들이 있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OK를 했다. 배우가 맨날 아픈 역할, 힘든 역할만 하면 평소에도 힘들다.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이기우씨와의 호흡은 내 생각으론 잘 맞는다. 나이가 띠동갑을 훌쩍 넘더라. 내가 이모 뻘인데 어떻게 커플 연기를 할까 걱정도 했는데 대본상으로도 무리가 없었고 또 감독님이 잘 이끌어줬다.
- ‘발칙한 여자들’의 음악도 ‘위기의 주부들’과 비슷한 것 같은데.
▲ (음악감독) ‘위기의 주부들’은 참고 안 했다. 전혀 관계가 없다. 로맨틱 코미디에 맞는 음악을 착안했다. 가수 이문세씨가 특별히 많은 곡을 불러줬다.
◇ 탤런트 유호정이 ‘발칙한 여자들’ 제작발표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 유호정씨는 전에 “하희라씨가 내 라이벌”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30대 여배우로서 소감은.
▲ (유호정) ‘주몽’에 출연 중인 오연수씨가 전에 “송일국씨가 아들로 나오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사실 오연수씨는 사극이나 시대물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 지금 열심히 하고 드라마도 잘 돼서 보기 좋다. 하희라씨의 경우 애기 둘 데리고 드라마 찍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희라씨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나도 잘 안다. 통화는 못했지만 새로 시작한 방송은 봤다. 원래 친해서 서로 집을 자주 방문한다. 애기도 일 있을 때 돌아가면서 봐주기도 한다.
이기우 “유호정 선배, 워낙 관리 잘 해서 나이차 없어 보여요”
◇ 탤런트 오주은이 ‘발칙한 여자들’ 제작발표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 오주은씨는 계속 새침한 부잣집 딸 역할만 맡는 것 같다.
▲ (오주은) 나도 대본 보고 고민 많이 했다. ‘어여쁜 당신’ 이후 9개월만에 촬영하는건데 좀 다른 이미지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파리의 연인’ 이후 악역에 대해선 노이로제가 있다. 내 실제 성격은 내성적인데 그와 다르니까…. 감독님도 ‘파리의 연인’ 보고 나를 캐스팅했다고 하더라. 다행히 주위 분들이 용기를 줬다. 악역이라도 충분히 사랑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냥 대본에 충실하기로 마음 먹었다. 감독님 역량만 믿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 이기우씨는 실제보다 훨씬 나이 든 역할 맡았는데 어렵지 않은가.
▲ (이기우) 나이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은 맞다.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선 굉장히 굳어 있고 자제해야 하는 탓에 힘들었다. 하지만 그때와 이번 드라마의 캐릭터는 틀리다. 소년스럽고 사랑에 서툰 스타일이다. 내가 원체 밝은 성격이라 잘 어울릴 것 같다. 아까 유호정 선배님의 나이와 비교했는데 유 선배님이 워낙 관리를 잘 하셔서 같이 있어도 내가 전혀 ‘연하남’처럼 안 보인다. 사실 대본 읽으며 걱정을 했지만 막상 촬영해보니 괜찮더라.
- 정웅인씨는 결혼하자마자 바람둥이 역할을 맡았는데 아내가 뭐라고 않던가.
▲ (정웅인) 내가 임지은씨와 부부로 나오다보니 그런 장면이 자주 있다. 수위를 넘은 것 같아 걱정도 되는데…. 와이프가 어떻게 알았는지 묻더라. “왜 그런 이야기를 안 했느냐”고 따지길래 “나중에 방송 보면 다 알텐데 뭘 이야기하냐”고 했다. 다행히 와이프는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을 갖고 있다. 바람피우는 역할을 하되 정신적으로 공감하진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나는 결혼을 해봐서 가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절대 바람 안피운다. 비록 드라마에선 이혼남이지만 실제 우리 부부 사이는 더욱 끈끈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승렬 PD) 남자의 배신에 의한 이혼이 여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생각보게 하고 싶었다. 해체된 가정을 복원시키기, 진정한 행복을 찾기, 제대로 가장 노릇하기 등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리고 싶었다. 이혼당한 여자의 복수라는 게 말만 대단하지 실제로 복수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냐? 당한 사람의 상처가 가장 손쉽게 치유될 수 있는 복수의 방식이 뭔가에 포커스를 맞췄다.
▲ (유호정) 이혼녀 ‘송미주’ 역할이다. 바람난 남편 때문에 이혼을 당하고 10년 동안 아이 하나 키우며 복수의 칼날을 간 여자다. 지난 2년 동안 암환자 역할만 하다보니까 밝고 웃기는 드라마에서 망가지는 역할도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송미주는 실수투성이다. 복수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만 실수만 연발한다.
임지은 “‘새신랑’과 농도 짙은 베드신… 정웅인 아내에게 미안해”
▲ (정웅인) ‘정석’ 역할이다. 성형외과 의사인데 바람이 났다. 지금 신혼인데 바람 피우는 역할을 맡아 안타깝다. (웃음) 전처와 사이에 낳은 아들이 한국에 온 뒤 전처와 그녀의 젊은 애인 간의 관계에 차츰 신경이 쓰인다. 남자로서 자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은 용납 못 하겠다. 처음에 감독님은 나의 코믹적 요소를 살리고 싶어했지만, 기존의 오버스러운 부분은 안 하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다. 인간들의 가장 저변에 숨겨진 발칙한 상상을 통해 드라마를 풀어가겠다.
▲ (임지은) 행복한 가정의 안주인이다. 남편과 송미주의 관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송미주의 복수에 당하게 된다. 어떻게 당할지는 아직 모른다. 힘든 점이 있다면 신혼 중인 정웅인씨와 농도 짙은 베드신을 해서 (정웅인씨 부인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 (이기우) 한때 잘 나가는 국보급 투수였는데 불의의 사고로 선수 생활을 접은 ‘루키’ 역할이다. 유호정이 우리 집에 세들어 온 뒤 서로 상처를 치유해가며 가까워진다.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 (사강) ‘고상미’ 역할이다. 역할은 이름처럼 고상하지 않다. 잘난 남편을 만났지만 나름의 아픔이 있다. 남편이 바람 피우지 않도록 간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 (오주은) ‘양다림’ 역할이다. 다른 여자 출연자 세 분은 유부녀 역할인데 나는 결혼을 앞둔 20대 처녀로 나온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루키’ 역의 이기우씨와 외모는 떨어지지만 미래가 창창한 ‘백억년’ 역의 정준하씨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른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현실적인 역할이다.
이승렬 PD “美 ‘위기의 주부들’과 달라… 92년 ‘질투’ 영광 재현할 것”
-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또 이승렬 PD는 오랜만에 ‘친정’인 MBC에 복귀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 (이승렬 PD) ‘위기의 주부들’에서 발상의 힌트를 얻었다. 그런데 막상 보니까 한국의 현실과 너무 틀리더라. 기본적인 가족관계나 남녀관계가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위기의 주부들’ 대신 나름의 드라마를 추구하려 했다. 마침 MBC에서 “주부판 ‘질투’를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내가 14년전 한국 드라마의 판도를 뒤엎은 ‘질투’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뭔가 새로운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의 연배를 정하느라 고심했다. 신중을 거듭해 배우들을 선택했으며, 가장 조화롭고 균형잡힌 인물들로 배합시켰다.
- 정웅인씨는 그간 영화에서 조폭, 카바레 종업원 등 ‘밑바닥’ 인생을 살다가 의사로 변신한 소감이 어떤가.
▲ (정웅인) 7년전에 ‘국희’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이승렬 감독님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 다른 작품을 하려다가 ‘국희’를 택했는데 그게 내 출세작이 됐다. 이번에도 다른 작품을 하려다가 안 되면서 다시 이승렬 감독님과 조우했다. 전에 ‘세친구’에서 정신과 의사로 나온 적이 있다. ‘세친구’는 사실 내게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다. 케이블 방송에선 아직도 방영되는데 그 모습은 이제 좀 잊어줬으면 좋겠다. 이번에 의사를 다시 맡은 게 ‘세친구’ 때문이 아닌가 두렵기도 하다. 그때는 정신과였지만 이번엔 성형외과니까 달리 봐달라.
- 사강씨는 전작 ‘소울메이트’에서 열연했는데 이번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 (사강)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 우선 결혼을 했냐, 안 했냐의 차이가 있다. ‘소울메이트’에선 결혼이 꿈인 여자 역할이었다. 고상한 척 하나 실은 그렇지 않은 여자였다. 이번 작품에선 고상해지려고 애쓰지만 그게 노력처럼 잘 안되는 캐릭터다. 분명히 차별성이 있다. 고상미 특유의 귀여움이 있을 것이다.
유호정 “81년생 이기우와 커플 연기, 내가 이모 뻘인데 괜찮을지…”
- 유호정씨는 연하남인 이기우씨과의 러브신 등 연기 변신을 하게 됐는데.
▲ (유호정) 나에겐 되게 큰 변신이지만 어찌 보면 전과 별반 다르지 않기도 하다. 내 지금 이미지 자체가 전형적인 주부에 애기 엄마니까. 처음 고민했던 것은 대본에 아들의 나이가 20살로 돼있었던 점이다. 솔직히 20살 짜리 아들을 둔 엄마 노릇을 하긴 싫더라. 그런데 대본을 보니까 나이가 좀 먹은 아들이 있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OK를 했다. 배우가 맨날 아픈 역할, 힘든 역할만 하면 평소에도 힘들다.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이기우씨와의 호흡은 내 생각으론 잘 맞는다. 나이가 띠동갑을 훌쩍 넘더라. 내가 이모 뻘인데 어떻게 커플 연기를 할까 걱정도 했는데 대본상으로도 무리가 없었고 또 감독님이 잘 이끌어줬다.
- ‘발칙한 여자들’의 음악도 ‘위기의 주부들’과 비슷한 것 같은데.
▲ (음악감독) ‘위기의 주부들’은 참고 안 했다. 전혀 관계가 없다. 로맨틱 코미디에 맞는 음악을 착안했다. 가수 이문세씨가 특별히 많은 곡을 불러줬다.
- 유호정씨는 전에 “하희라씨가 내 라이벌”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30대 여배우로서 소감은.
▲ (유호정) ‘주몽’에 출연 중인 오연수씨가 전에 “송일국씨가 아들로 나오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사실 오연수씨는 사극이나 시대물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 지금 열심히 하고 드라마도 잘 돼서 보기 좋다. 하희라씨의 경우 애기 둘 데리고 드라마 찍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희라씨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나도 잘 안다. 통화는 못했지만 새로 시작한 방송은 봤다. 원래 친해서 서로 집을 자주 방문한다. 애기도 일 있을 때 돌아가면서 봐주기도 한다.
이기우 “유호정 선배, 워낙 관리 잘 해서 나이차 없어 보여요”
- 오주은씨는 계속 새침한 부잣집 딸 역할만 맡는 것 같다.
▲ (오주은) 나도 대본 보고 고민 많이 했다. ‘어여쁜 당신’ 이후 9개월만에 촬영하는건데 좀 다른 이미지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파리의 연인’ 이후 악역에 대해선 노이로제가 있다. 내 실제 성격은 내성적인데 그와 다르니까…. 감독님도 ‘파리의 연인’ 보고 나를 캐스팅했다고 하더라. 다행히 주위 분들이 용기를 줬다. 악역이라도 충분히 사랑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냥 대본에 충실하기로 마음 먹었다. 감독님 역량만 믿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 (이기우) 나이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은 맞다.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선 굉장히 굳어 있고 자제해야 하는 탓에 힘들었다. 하지만 그때와 이번 드라마의 캐릭터는 틀리다. 소년스럽고 사랑에 서툰 스타일이다. 내가 원체 밝은 성격이라 잘 어울릴 것 같다. 아까 유호정 선배님의 나이와 비교했는데 유 선배님이 워낙 관리를 잘 하셔서 같이 있어도 내가 전혀 ‘연하남’처럼 안 보인다. 사실 대본 읽으며 걱정을 했지만 막상 촬영해보니 괜찮더라.
- 정웅인씨는 결혼하자마자 바람둥이 역할을 맡았는데 아내가 뭐라고 않던가.
▲ (정웅인) 내가 임지은씨와 부부로 나오다보니 그런 장면이 자주 있다. 수위를 넘은 것 같아 걱정도 되는데…. 와이프가 어떻게 알았는지 묻더라. “왜 그런 이야기를 안 했느냐”고 따지길래 “나중에 방송 보면 다 알텐데 뭘 이야기하냐”고 했다. 다행히 와이프는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을 갖고 있다. 바람피우는 역할을 하되 정신적으로 공감하진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나는 결혼을 해봐서 가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절대 바람 안피운다. 비록 드라마에선 이혼남이지만 실제 우리 부부 사이는 더욱 끈끈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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