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강남 신사동에서 열린 한 어린이요리교실. 아이들이 밀가루 반죽, 계란 깨 넣기, 쿠키 모양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쿠키가 완성되자 형형색색 크림으로 장식하는 어린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기만 하다.
아이와 함께 요리교실을 찾은 주부 박지연씨는 “아이가 물렁물렁한 반죽이 단단한 쿠키가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며 요리해보고 싶다고 조른다”며 “과학이나 미술 교육의 효과도 있는것 같아 계속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리교실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주부들이 많이 참여하는 문화센터나 교양강좌에서 요리교실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중요시되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요리교실도 요즘 부쩍 늘고 있다. 요리가 아이들에게 흥미와 즐거움을 주고 교육효과까지 톡톡히 볼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부터다. 오감을 자극해 머리가 좋아지고 또래들과 함께하면서 사회성과 활동성을 기르며 식사예절까지 배울 수 있어 한번쯤 꼭 들어둘 만한 프로그램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영어요리강좌, 가족이 함께하는 강좌 등 방학특강도 많으므로 꼼꼼히 찾아보자.
# 요리의 교육 효과
어린이가 요리를 하면 미술, 과학, 수리, 언어 영역에서 두뇌 발달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료를 다듬고 계량하고 만드는 과정이 영역별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역별 효과는 다음과 같다.
① 미술영역: 요리 재료를 다듬고 연출하며 음식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창의력과 정서, 인지 능력이 발달하며 신체 조절 능력 및 눈과 손의 협응력이 배양된다.
② 과학영역: 계량컵 활용이나 재료 크기별 썰기 등의 활동을 통해 물질의 측정법을 익히고 조리 과정에서는 온도 변화와 물질의 형태 변화를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③ 수리영역: 음식을 나누거나 더하는 데 따른 맛과 모양의 변화를 느끼고 이 과정에서 수의 개념과 도형, 시간 등의 수리 개념을 익히게 된다.
④ 언어영역: 데친다, 무친다 등의 다양한 요리용어 자체가 훌륭한 언어학습 도구가 된다. 또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엄마 또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사회성과 표현력이 향상된다.
이에 따라 요리의 효과를 영역별로 나눈 교육과정도 있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이 운영하는 4주 과정 어린이요리교실은 미술, 음악, 과학, 언어, 수리, 문화체험 영역 등으로 구분해 연령별 발달단계에 맞게 교육하는 것이 특징. 동화로 배우는 요리, 미술과 음악을 접목한 푸드 아트 클래스, 도형을 만들며 수학을 익히는 과정 등이 포함돼 있다. 연구원 측은 “요리교실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이 예술적 감각과 과학적 사고력 향상, 언어 창의성 배양, 수리력 강화, 그리고 올바른 식습관과 식사문화 학습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요리를 배우려면
물론 집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또래들과 함께하며 협동성을 기를 수 있는 요리교실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어린이요리교실은 위험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만들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쿠키, 김밥 등의 메뉴가 주를 이룬다. 또 요리교실에 참여하면 요리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음식을 먹는 매너와 편식하지 않는 식습관 등을 함께 배울 수 있어 더 유익하다.
어린이요리교실인 쿡플러스(www.cookplus.net)에서는 연령·단계별로 수준에 맞는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백화점 문화센터, 호텔, 유명 쿠킹스튜디오는 대부분 어린이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의 ‘여름방학/EQ쑥 IQ쑥 키즈 쿠킹’, 하얏트리젠시인천의 ‘키즈 쿠킹클래스’ 등이 잘 알려진 곳. 푸드 스타일리스트 최지은씨가 운영하는 쿠킹 스튜디오 ‘아이앤맘 내추럴 키친’은 어린이쿠킹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정동의 키드카페 쁘에르에서는 연령별로 4∼7세 유아요리교실과 초등학생 방학요리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
영어로 요리를 배우는 영어요리교실도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여름방학 기간인 8월 말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린나이 어린이 영어요리교실’을 갖는다. 피자, 쿠키 등을 만들게 되며 요리 전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가족극장 해밀은 꼬마요리교실과 가족요리교실, 영어요리교실을 각각 진행한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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