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대학은 로마가톨릭교회 산하 남자 수도회 가운데 하나인 ‘예수회’가 기원이다. 예수회가 발전해 학교 형태를 띠면서 대학으로 발전했고, 근대에 들어와 전세계에 기독교 계통의 유명 대학들을 설립했다.
조치대학도 그 중 하나로, 한국의 서강대와 설립 이념이 같다. 조치대학은 기독교 이념의 실천을 위해 설립된 전세계 110개 대학들과 ‘소피아대학(Sophia University)’라는 이름으로 학문 교류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해 학술 및 학생 국제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일본이 서양의 발달된 문물을 한창 받아들이던 1913년에 설립된 조치대학은 2013년에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 대학은 21세기 인류 평화와 인류애를 지향하는 건학 이념대로 인간 교양, 국제 교류, 지구환경, 복지, 인간애와 관련된 학문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가톨릭 정신을 기반으로 한 진실과 가치를 추구하며, 특히 올바른 인간 형성에 정성을 쏟는다. 대학 측은 학생들에게 먼저 인격의 존엄성과 기본 인권을 존중하고, 책임 있는 연대감과 겸허한 마음가짐을 함양하기를 기대한다.
◇조치대학은 기독교 이념의 실천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설립했지만 개방적인 학풍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일본 도쿄 요쓰야에 있는 조치대학 캠퍼스. |
무엇보다도 대학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결정하는 학문 연구 분야에서 조치대학은 일본 최고 대학들과 어깨를 겨룬다. 교수들의 논문은 물론 대학원생의 연구 논문들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신문화와 교양 지식 분야의 연구 실적은 전세계 대학과 연구기관들에서 널리 인용된다. 논문 인용 횟수로는 일본에서 톱 5 안에 들 정도로 이름나 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인문학 연구 대학이라면 조치대학를 빼놓을 수 없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전공 학문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판단력을 갖도록 지도한다. 조치대학만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다. 교수들은 아울러 가톨릭 문화를 연구할 기회를 제공하며, 종교와 사상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다양한 종교에 대한 학문적 연구도 장려한다. 그럼으로써 인간과 세계의 문제에 통찰력과 비판 정신을 갖도록 유도한다.
조치대학은 신학부, 문학부, 종합인간과학부, 법학부, 경제학부, 외국어학부, 국제교양학부, 이공학부로 이루어져 있다. 기독교 이념 실천을 위해 설립된 학교지만, 매우 개방적인 학풍이 조치대학의 특징이다.
학부와 대학원 외국 유학생은 700여명.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학문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유학생들의 국적만 따진다면 일본내 대학들 가운데 가장 다양하다.
대학은 도쿄 시내 중심가인 요쓰야에 자리 잡고 있다. 도쿄 시내 대학들 가운데 가장 요지에 있다. 조치대학 캠퍼스 부근에는 일본을 방문하는 세계 각국 정상들이 머무는 영빈관이 위치할 만큼 주변 환경도 빼어나다.
매년 봄이 되면 핑크빛 벚꽃으로 물드는 캠퍼스는 아름답기 그지없어 산책 코스로도 이름이 높다. 조치대학 여학생들은 ‘오조사마(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방송사 앵커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조치대학 출신 유명인들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조치대학의 축제는 다른 대학의 축제가 대부분 끝난 매년 11월 초에 열린다. 그저 놀고 마시는 축제에 그치지 않고 토론회나 강연회를 포함시킨 행사가 많아 ‘학술 축제’라 불리기도 한다. 학생들이 종교와 정치 관련 토론회에 참여해 자기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히는 것은 다른 종교와 다른 문화에 개방적인 학풍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원경 문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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