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엄정화):지난번에 만났던 미국 아저씨하고 아줌마 생각나지? 그 아저씨하고 아줌마가 경민이가 너무 똑똑하고 예뻐서 경민이랑 영원히 같이 살고 싶대! 어때? 근사하지? 그때 갔던 그 집보다 훨씬 더 좋은 집에 가서 살 거래! 기분 좋지?
경민(신의재):선생님은?
지수:나? 여기 있어야지! 그래야 학생들 피아노 가르치지. 내가 없으면 누가 피아노 가르쳐?
경민:나도 안 가! 안 갈래!
지수:그만해! 이렇게 니 맘대로 굴면 누가 널 이쁘다 그래. 네가 여기 계속 있으면 난 어떡하는데? 선생님은 시집도 가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해.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아? 내가 왜 널 맡아서 평생 돌봐야 하니? 선생님은 경민이 엄마가 아니야. 난 네 엄마가 되어줄 수 없단 말야.
# 설명
천재 소년을 만나 키워보겠다는 지수는 한계를 느끼고 경민을 미국인 교수 부부에게 맡기기로 결정한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어 일부러 떼어내는 지수는 경민 몰래 눈물을 훔치지만 영문을 모르는 경민은 지수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다며 울면서 소리를 지른다. 오랜 시간 ‘피아노’를 매개로 함께했던 두 사람의 사랑이 느껴지는 장면.
# 장면 2
경민:어릴 때 한국에서 제게 피아노를 가르쳐준 선생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사실 전 그때 이렇게 조명 밝은 무대에 서지도 못하는 아주 수줍은 소년이었지요. (관객을 둘러보던 중 지수를 발견한 경민) 그분이 아니었다면 아마 오늘날 전 이곳에 이렇게 서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분의 얼굴에 웃음을 담아주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설명
미국에서 피아노를 공부해 한국에서 독주회를 여는 경민. 시간이 많이 지나 성인이 됐지만 그는 객석에 앉아 있는 지수를 발견하고 고마움을 표시한다. 실제 피아니스트 김정원씨의 멋진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싸이더스 F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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