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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앞섰던 ''일제때 한국 극영화 3편''

입력 : 2006-03-01 16:22:00 수정 : 2006-03-01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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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 41년작 ''반도의 봄''등 작년 중국서 발굴·공개 일제시대 한국영화 기술이 서양영화보다 30년 이상 앞섰음을 입증하는 옛 필름들이 공개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효인)은 28일 지난해 중국에서 발굴한 1936년작 ''미몽(迷夢)(일명:죽음의 자장가)'',41년작 ''반도의 봄'', 43년작 ''조선해협''등 30~40년대 한국 극영화 3편을 공개했다.

영상자료원에 따르면 해방 전 제작된 한국 영화들이 북측에 소장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지난해 12월 비공식 라인으로 입수된 소식통에 의해 중국전영자료관에 한국 영화가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영상원은 현지로 직원들을 급파해 현장검증을 실시, 중국전영자료관 관계자들의 협의를 거쳐 3편의 작품을 입수하게 됐다.


◇영화 ''반도의 봄''의 한장면

이날 공개된 작품중 학계 전문가들의 놀라움을 산 작품은 영화감독과 영화배우의 사랑을 다룬 ''반도의 봄''(감독 이병일)이다.

작품 설명을 맡은 김종원 동국대 겸임교수는 "''반도의 봄''은 당시 영화속에서 영화를 다루는 독특한 기법을 구현, 60년대 서양영화와 비교해 촬영기술 및 구도 등에서 훨씬 더 진보적"이란 평가를 내렸다.

김 교수는 "이 작품엔 당시 영화에 대한 집단 자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촬영현장의 스텝들의 애환이 영화전반에 깔려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소개된 영화는 1936년작 양주남 감독의 데뷔작 ''미몽''. 현존하는 한국 극영화로는 가장 오래된 완편작으로 가정을 버린 바람난 유부녀의 욕망을 표출했다. 이 작품은 20년뒤 제작된 ''자유부인''에 비해 내용과 촬영, 극의 구성면에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교수는 "통속극 멜로드라마 ''미몽''은 1935년 유성영화가 첫 제작된 이래 영화계 지형변화 및 당시 영화제작 경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작임이 틀림없으며, 해방전 최고의 스타로 부상한 북한의 인민배우 문예봉의 데뷔 초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조선해협''의 한장면


징병제를 소재로 삼은 ''조선해협''(감독 박기채) 역시 친일성 영화의 구조를 진단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역사적 의미를 함께했다.

주인공이 일본군에 자원한다는 친일적 색채가 녹아있는 영화지만 40년대에 제작된 애잔한 멜로영화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작품들의 종합적인 해석은 ▲영화 ''미몽''에서 부터 ''조선해협''에 이르기까지 배역들의 대사에서 일본어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 일제시대 한국어 말살정책의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촬영-녹음-편집 등 일련의 제작과정이 영화를 제작하기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감을 준다는 것▲''자유부인''으로 대표되는 해방이후 작품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해방전 한국에서 제작된 극영화는 대략 160여편 정도로 추산되고 현재 국내 보유한 필름은 11편에 불과하다."라며 "잃어버린 한국영화를 발굴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영상자료원은 지금까지 수집된 작품들을 국가 근대문화제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갈 방침이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들은 프린트 작업을 새롭게 거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에 상영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내달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최고(最古)한국영화 ''미몽''(1936) 발굴공개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세계닷컴 류준영 기자 s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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