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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움직임은 리듬이되고…발끝의 마술 ''Tap Dance''

입력 : 2006-02-24 15:21:00 수정 : 2006-02-24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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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다닥, 탁탁, 따다닥, 탁탁.’ 컴퓨터 글쇠 소리 같기도 하고, 젓가락 장단 같기도 하다. 그저 신기해서 보고 있노라면 서서히 그 리듬에 빠져든다. 무대 위 댄서의 섬세한 발놀림은 황홀한 리듬을 타고 아찔한 춤이 된다. 탭댄스는 유럽에서 유래했으나, 정작 춤을 만든 것은 미국 흑인들이다. 클록댄스라는 아일랜드 민속춤이 19세기 미국에 건너가 흑인들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면서 시작됐다.
요즘 한국에도 탭댄스에 푹 빠진 사람들이 많다. 지난 14일 마포구 서교동의 한 지하 연습실에서 만난 김길태(36)씨는 5년이나 미국 뉴욕에서 탭댄스를 배운 유학파다. 김씨가 탭댄스를 만나게 된 건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희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독립 프로덕션의 PD로 2년간 일을 했지만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던 김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술관, 공연장, 문화센터 등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김씨는 탭댄스와 조우했다. “처음 배울 때는 동작이나 리듬이 너무 생소해서 연습실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나온 적도 많아요. 그런데 막상 연습실을 나오면 또 배우고 싶고…. 참 신비한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취미로 1년만 배우자고 했다. 그러나 취미는 곧 특기가 됐고, 프로 댄서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번져갔다. 김씨는 5년간 미국에서 머물며 제이슨 새뮤얼, 탭댄스 뮤지컬 ‘탭 덕스’의 길 스트로밍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댄서에게 춤을 배웠다.
9·11테러가 있었던 2001년 12월 탭댄스로 먹고살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국내에선 탭댄스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도 크게 변한 건 없지만,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탭댄스를 접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백화점이나 파티장 같은 데 초대받아 하는 공연밖에 없었어요. 바꿔보자고 마음먹었죠.” 김씨는 탭댄스 전도사로 변신했다. 2004년 봄부터 국내 최초로 콘서트 형식의 탭댄스 공연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탭댄스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젊은 댄서를 모아 경연대회도 열었다. 김씨의 탭댄스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하다. ‘리듬탭’이라고 한다. 여러 명이 나와 음악에 맞춰 안무를 보여주는 낯익은 ‘시어터탭’과 구분되는 탭댄스의 또 다른 장르. 안무보다는 음악에 맞춰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춤을 추며 발로 리듬을 만들어낸다. 춤의 느낌보다는 리듬을 만들어내는 데 더욱 충실하다. 그는 올해로 5년째 대학 강단에서 배우 지망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가르친 제자만 1000여명.
앞으로 갈 길은 멀다. “탭댄스는 처음 동작을 익히긴 어렵지만 누구나 한번 시작하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춤입니다. 동작도 과격하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춤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평생 탭댄스와 함께하고 싶다는 김길태씨. 그에게 탭댄스는 어떤 의미일까. “탭댄스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스스로 추면서 만족할 수 있는 춤이에요. 구두로 마룻바닥을 ‘탕탕’ 두드릴 때면 스트레스가 확 달아나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죠. 탭댄스는 제게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에요.”
글 박진우, 사진 황정아·송원영, 그래픽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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