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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이발소를 다니는 남편

입력 : 2006-01-17 00:00:00 수정 : 2014-03-11 10: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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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40대 주부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현재의 남편이 퇴폐이발소를 다니는 것 같은데 심리극을 통해 남편의 마음을 알고 싶다고 했다.
남편과 동의하여 연구소로 두분이 같이 방문했고 주부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2년 전 부터 남편의 행동이 수상했어요.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오면 피부가 깨끗하고 머리도 단정하게 들어오구요.. 분명 퇴폐이발소에 다녀 오는게 확실한데 남편은 절대 안갔다고 해요..”
주부는 2년전부터 시댁과의 불화로 지금까지 시댁을 가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로 우울증치료도 받았다고 한다. 우을증이 시작되면서 받으면서 남편의 행동이 의심되어 회사에 가서 수시로 확인을 했고 동료 회사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선지를 일일이 물어가며 확인했다고 한다.
부인은 여러 방법을 통해 확인을 시도 했지만 남편이 워낙 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해서 현장을 목격하지 않았지만 퇴폐이발소를 다니는게 확실한데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심리극을 통해 역할을 바꾸어 부인이 남편에게 의심하며 확인하는 장면을 연출해서 남편의 입장이 되어 보도록 했다.
“남편의 입장이 되어보니 남편이 저 때문에 힘들어 할 것 같아요..(잠시) 하지만 분명히 퇴폐이발소에 가는게 확실한데 솔직하게 말을 안하니까 화가 나요..”
침묵을 지키던 남편이 무대에 올라왔다.
“당신은 이게 병이야.. 왜이렇게 날 못믿어..”
남편은 2년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안 빠지고 아내가 자신을 의심하여 미칠 지경이고 회사도 2군데나 옮겼다고 한다.
심지어는 회사에서 일을마치는 시간에 집에 전화를 걸어 집에 오는 40분동안 통화를 하면서 오기도 했지만 부인은 통화를 하면서 이발소에 들렸을 거라며 자신의 말과 행동을 믿어 주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을 거라며 지금까지 벌어둔 재산으로 집근처 가게를 하며 아내의 눈밖에 나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내가 자신을 의심하고 괴롭히지만 이혼을 하지는 않을 거라며 아내가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상담기관을 찾아 도움을 청해 볼 거라고 했다.
심리극이 끝나고 마무리 되는 과정에도 부인은 끝까지 남편의 행동을 밝히지 못한 점을 아쉬워 했고 남편의 행동을 밝힐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필자에게 부탁을 했다.
심리극을 마치고 돌아가는 부인은 남편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아쉬운 표정과 남편의 쓴웃음짓는 표정이 너무나 대조적이 였다.
정신과에서 의부증/의처증은 대표적인 망상장애로 분류한다. 망상장애를 갖는 분들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망상의 세계에서 현실을 부정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장애로 알려져 있다. 최근 부부문제로 상담을 받기를 원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부문제는 부부가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크다보니 이렇게 부부문제가 심각한 정신장애로 발전하거나 이혼의 파경에 이르는 부부들이 늘어 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부부문제가 발생한 초기에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통해 도움을 얻기를 권유하고 싶다. 성숙한 부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의 노력으로 부부문제를 극복하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음을 인정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두려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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