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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시달리는 미국 젊은이…높은 물가에 ''쥐꼬리 봉급''

입력 : 2006-01-17 16:38:00 수정 : 2006-01-17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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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결혼 8년차인 타마라 드라우트(여·30)와 스튜어트 핑크 부부는 월급날이 사흘 남은 현재 수중엔 단 1달러도 지니고 있지 않다. 부부는 거실 소파에 앉아 내다팔 수 있는 물건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드라우트는 “나이 서른에 식비가 없어 세간을 내다팔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얼마 안 되는 월급에서 학자금 대출금과 집세, 생활비, 카드 값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졸업장도 재정 안정을 보장해 주진 못한다. 다트머스대를 졸업한 제프리 맥대니얼 부부는 대학 시절 대출받은 학자금과 결혼식 비용 등을 갚아 나가기에 바쁘다. 월급 대부분을 고스란히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맥대니얼 부부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부부의 일주일 식비는 10∼15달러(약 1만원∼1만5000원)를 넘지 않고, 바퀴벌레와 쥐가 우글거리고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월 590달러(약 59만원)짜리 비좁은 아파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부인이 정규직 일자리를 얻은 후 사정은 조금 나아져 이사했지만 부부가 갚아야 할 빚은 여전히 산더미 같다.
미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최근 이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20∼30대의 미 젊은 세대들이 빚더미에서 허우적대느라 부모세대만큼 재정 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사례로 소개한 드라우트는 뉴욕 소재 경제분야 싱크탱크 ‘데모스’의 소장이자 ‘왜 미국의 20∼30대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란 책을 낸 저자이기도 하다. 드라우트는 책에서 18∼34세 미국인의 60%가 재정적 독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라우트는 빚 없이 집도 사고 가계를 잘 꾸려온 부모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가 온갖 빚에 꿈을 저당잡히는 가장 큰 이유로 물가에 비해 오르지 않은 월급을 지적했다. 생산성이 증가하는 만큼 급여가 올랐던 부모 세대와 달리 요즘 젊은 세대들이 받는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치솟는 집값과 교육비, 의료비, 생활비 등을 감당하기엔 한참 역부족이라는 것.
오하이오주립대 사회학과의 데버러 톤 교수는 “대다수 젊은이가 카드 값 등을 갚아 나가느라 쪼들리는 것이 개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회 구조적인 것이며 미국 가정이 함께 고민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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