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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섬들의 정원"…필리핀 디바오 사말섬

입력 : 2005-11-25 14:09:00 수정 : 2005-11-25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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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팔라완 세부….
필리핀의 섬들은 고운 백사장과 한없이 맑아 햇살을 물속까지 이끄는 푸른 바다를 끼고 있다.
신혼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필리핀의 섬.
대부분의 섬들은 하늘 길로 서울에서 약 3시간30분 걸리는 메트로 마닐라를 거쳐야 한다.
마닐라에서 1시간40분 정도 걸리는 비행시간 탓에
최근에야 속살을 드러낸 다바오(Davao)의 사말(Samal) 섬은 조용한 휴가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다바오에선 사말로 통한다.

필리핀 남부에 위치한 민다나오 섬의 도시 다바오는 우리나라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던 곳이다. 웬만한 여행지에 가면 널린 랜드사도 아직 이곳엔 없다. 그렇기에 국내 여행객에겐 아직 익숙지 않은 곳이고, 관광자원 개발이 한창인 곳이 바로 다바오다. 민다나오 하면 떠올랐던 필리핀 반군의 흔적은 시 중심가에 있는 큰 건물을 경비하는 사람들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바오 관광의 핵심은 사말 섬. 다바오만 중심에 크고 작은 9개의 섬들로 구성된 사말은 ‘섬들의 정원’이란 애칭으로도 불린다. 섬들의 정원은 시의 동북쪽에 위치한 워터 프런트 호텔에서 출발한다. ‘지프니(미군 지프를 개조해 만든 미니버스)’가 다바오 시내를 누빈다면 바다에는 필리핀 전통 배인 방카(Bangca)가 있다. 방카를 타고 40분 정도 가다 보면 조그만 말리파노 섬이 보인다. 이때부터 펄팜 리조트다. 말리파노 섬에는 7채의 고급 빌라와 3홀짜리 골프코스가 있다. 말리파노 섬을 지나치면 펄팜 리조트 대부분의 수상 코티지(cottage·작은 별장)와 시설이 자리한 사말 본섬이다. 이제부터 시간은 푸르디푸른 바닷물에 버리고 잔잔한 여유를 만끽하면 된다.
사말 섬의 해변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인적이 드문 만큼 값이 비싼 편인 펄팜 리조트와 동해안을 떠올리게 하는 바바크(Babak) 지역의 대중적인 리조트들.



펄팜 리조트는 이름 그대로 진주와 연관된 곳이다. 일본의 유명한 진주 회사 미키모토가 필리핀 서쪽 바닷가에서 진주를 채취해다 가공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펄팜의 일반적인 숙소인 21개의 사말 하우스는 해변에 지어진 수상가옥. 코티지 문을 열고 몇 발짝만 나가도 열대어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거나 제트 스키를 타는 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펄팜의 즐거움은 여유다.


리조트 곳곳에 놓인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바다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를 느끼다 보면 그곳이 천국이고 펄팜이다. 붉게 물든 노을이 사라지고 불이 환하게 들어온 수영장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별과 달을 벗 삼아 물놀이를 하는 여유가 펄팜에는 있다.
푸른 바다를 에메랄드빛으로 바꾸어 놓는 산호가 늘어선 코럴가든(Coral Garden) 지역. 펄팜에서 호핑 투어(hopping tour·배를 타고 인접 섬들을 둘러보는 것)를 나가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물안경과 오리발, 빵 부스러기만 있으면 각양각색의 열대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스노클링을 마치고는 탈리쿠드(Talikud) 섬의 바부산타 해변으로 향했다. 가장 큰 사말 본섬과 탈리쿠드 섬이 ‘섬들의 정원’ 전체 면적의 95%를 차지한다. 석양이 가장 멋지다는 이곳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문명과는 동떨어진 곳이라 야영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같은 사말 섬이지만 바바크 지역으로 올라가면 파라다이스 리조트, 팜힐 파크 앤드 비치 리조트, 사말 아일랜드 비치 파크, 코스타 마리나 비치 리조트 등 곳곳에 해변을 낀 리조트가 늘어서 있다. 바닷가에 테이블을 두고 음식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이런 리조트들은 조용하기보다 왁자한 즐거움이 있는 곳. 이 중 가장 깨끗한 해변을 자랑하는 파라다이스 리조트만 해도 딜럭스 룸이 1700페소(약 3만3000원) 정도고, 낮 동안 즐기는 데 입장료가 70페소이다 보니 다바오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하얀 모래 위에 누워 책을 읽거나 잠을 청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웬만한 리조트에서는 선착장 인근 해변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고, 어느 정도 숙련이 되면 사말 섬에서 가장 아름다움 다이빙 포인트들을 즐길 수 있다.





다바오시에 들어서면.

다바오 시내는 사실 볼거리가 많지 않다. 역사상 스페인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왕국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일단 화려한 건축물이 드물다.
하지만 소박한 다바오 사람들의 시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지에선 충분할 듯싶다. 두리안 망고 등 열대 과일부터 중고 운동화까지 없는 게 없는 다바오 재래시장의 풍경은 곳곳에서 이어진다.
젊은이들의 공간을 엿보고 싶다면 택시를 타고선 ‘베뉴(Venue)’를 외치면 된다. 우리나라 홍대 문화와 비견할 건 아니지만, 클럽도 몇몇 보이고 음식점이 모인 곳에선 다바오 전통 춤 공연도 이어진다.
탈로모(Talomo) 산자락의 에덴 네이처 파크 리조트는 해발 750m에 자리하고 있다. 한기가 느껴진다. 필리핀 최고봉인 아포산을 등지고, 눈앞에는 다바오시와 다바오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열대 과일 나무만 모아놓은 곳도 있고, 허브와 야채를 기르고 현장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우리나라보다 몇 달이나 빠른 필리핀. 열대림 속에 대나무로 만들고 있는 거대한 트리도 이채롭다.
다바오(필리핀)=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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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5월까지는 덥고 건조하지만, 6월부터 10월까지는 우기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시원한 편이라 밤에 돌아다니려면 긴 소매 옷이 필요하다. 태풍이 잦은 필리핀의 다른 섬들과 달리 사말 섬은 태풍이 지나간 적이 거의 없다. 통화 단위는 페소. 1000원은 약 52∼53페소.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다바오까지는 아직 직항 노선이 없고, 필리핀 항공(www.philippineair.co.kr)이 매일 1회 인천공항과 마닐라를 잇는다. 12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인천∼다바오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02)774-7730 기타 문의는 필리핀 관광청(02)598-2290, www.wowphilippine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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